매일 에세이 837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3.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출판 3.

2차 우상 파괴, 주역은 종교 개혁으로 인한 개신교의 파괴활동 성상이 우상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레오 3세 이후로도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이 논쟁은 다시 점화됩니다. 바로 우리가 아는 16세기의 종교개혁운동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운동 때도 개신교도에 의한 성상 파괴가 있었거든요. 종교개혁운동이 유럽을 휩쓴 이후 기독교 미술은 예전과 같은 영광을 다시 찾지 못합니다. 성상을 옹호하는 측에서도, 성상을 반대하는 측의 이교적이라는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거지요. 16세기 이후의 기독교 미술은 점점 개성이 사라지고 도식적으로 변해갑니다. 그 결과 현대로 올수록 기독교 미술은 성경의 도해 같아졌습니다. 이전까지 기독교 미술만의 자율적인 세계가 있었다면 이제는 성경 내용을 설명하는 삽화처럼..

매일 에세이 2022.11.19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3.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출판 2.

우상 파괴 논쟁 725년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레오 3세는 당시로서는 가장 급진적인 개혁운동을 선포합니다. 신의 형상을 재현하는 것은 우상을 만드는 것이며, 우상 숭배는 죄악이니 이제부터 성상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 세력에게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독교의 가장 큰 라이벌인 이슬람교가 제국의 동쪽과 남쪽에서 비잔티움 제국을 위협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종교는 교리에 따라 어떤 이미지도 사용하지 않는 순수성을 가졌고 이것이 번영을 이루게 된 원동력이라고 레오 3세가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단순히 기독교의 교리 논쟁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비잔티움 제국의 혁신과 얽혀 있었다는 것이기에 우상 파괴 운동을 단순한 미술품 파괴로 비판..

매일 에세이 2022.11.19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3.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출판 1.

기독교의 공인과 니케아 공의회의 개최. 교리의 통일은 삼위일체였다. 양정무 교수의 미술이야기 3편은 초기 기독교 문명과 미술에 관하여 설명한 내용입니다. 기독교는 초기 400명의 신도로 시작하여 갖은 박해를 견디면서도 300년에 걸쳐 그 세력을 펼쳐 콘스탄티누스에 이르러 서기 313년 공인을 받기에 이릅니다. 당시 기독교는 교리가 제각각이라 콘스탄티누스는 325년 지금의 터키 북서쪽에 있는 도시 니케아에 제국의 모든 주교들을 모아 중요한 교리를 통일하는 공의회를 엽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를 배우면서 익히 들었던 지역이고 단어입니다. 니케아 공의회가 나오면 아리우스파가 이단이 된다는 말이 나옵니다. 반대로 아타나시우스파의 삼위일체설이 정통교리가 되지요. 개신교를 믿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단으로 ..

매일 에세이 2022.11.19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5.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간행 2.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다. 원근법을 알게 되면서 사람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베르티는 “그림은 세계로 열린 창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르네상스 이전에도 그림은 여전히 세계로 열린 창이긴 했습니다. 다만 르네상스 이전의 창에는 유리에 먼지가 많이 끼어 있어 불투명했습니다.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나서야 먼지가 닦여 맑은 창이 되었지요. 이와 비슷한 비유를 19세기 역사학자 야코프 부르크하르트도 합니다. 르네상스 이전까지 사람들은 베일에 싸인 세상만 보다가 이제 그 베일을 걷어내고 세상을 온전히 보게 되었다고요. 양 교수의 설명은 이어집니다. 피렌체 사람들이 투명한 시각으로 새롭게 발견한 세계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여기서도 마사초의 작품이 좋은 예가 됩니다. 마사초는 성 삼위일체..

매일 에세이 2022.11.17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5.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간행 1.

세계를 인식하는 독립된 주체의 등장. 원근법에 그런 의미가… 양정무 교수의 미술이야기 5편은 르네상스 초기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앞서 읽은 미술이야기 6편은 이탈리아에서 발생하고 성장한 르네상스 미술이 어떻게 알프스 산맥을 넘어 북유럽에까지 가서 발전했는지를 설명했지요. 북유럽의 사실주의 르네상스 미술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과 융합한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5편의 부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명과 미술’입니다. 200여 개에 달하는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미술이 꽃을 피웠는가를 시작으로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국가를 소개하며 이탈리아의 미술을 설명합니다. 책을 읽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지금은 미술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근법이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되었..

매일 에세이 2022.11.17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6.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출판 1.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예수와 이젠하임 제대화의 예수 멜 깁슨이 감독했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가 고난을 받는 모습을 너무 실감 나게 연출을 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예수의 수난을 그린 그림들 중에서 마티아스 그뤼네발트의 이젠하임 제대화 1단계 속,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그림을 보면서 영화 속의 끔찍했던 장면이 기억난 것은 제대화 속 예수의 고통이 절절이 느껴질 정도로 사실감 있게 표현했기에 그랬습니다.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가 고통에 차 부들거리는 못 박힌 예수의 손, 피고름이 맺힌 못 박힌 발가락은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습니다. 가시관을 쓰고 고통스럽게 고개를 숙인 예수의 몸은 가시채찍으로 맞으면서 상처가 났고, 채찍에서 뽑힌 가시들이 예수의 온몸에 박혀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

매일 에세이 2022.11.13

그리고 문어가 나타났다. 정보라, 구한나리, 곽재식 외 지음. 아작 간행

그리고 문어가 나타났다. 정보라, 구한나리, 곽재식 외 지음. 아작 간행 고등학교 교실에 땅거미가 불길하게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부르기를~” 하고 시작하는 호산(呼算)을 멈추고 창밖을 보면서 주판을 교탁에 놓았습니다. 특활시간 주판을 튕기던 동급생들도 모두 저를 따라 어둑어둑 회색으로 변하는 창밖을 보았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주판에서 손을 떼고 ‘뭐 재미난 일이 없을까?’ 궁리를 하는 눈치였습니다. 누구도 어두워져 가는 교실을 밝힐 형광등 스위치를 건드리고 싶지 않은 눈치였지요.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봐.” “그래 하나 해봐라. 기왕이면 무서운 걸로.” 초등학교 시절, 가내수공업으로 코끼리 피리(혓바닥 피리)를 만드는 작업장에서 폐기하는 영화 필름을 용매에 넣어 필름에 코팅된 인화물을 녹이고 하얗게..

매일 에세이 2022.11.09

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김영사 간행

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김영사 간행 일본에 있다고 들었던 유품 정리사, 특수 청소업이라는 직종을 고독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보고 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아주 오래 전의 기억입니다. 일본을 가끔 가는 나이 어린 친구가 있습니다. 일본에 가서 새로운 음식 메뉴를 한두 개 얻으려 간다고 들었습니다. 일본에 가면 10년이 뒤처진 우리가 먹고살 거리를 얻어온다고 믿었던 시절을 저는 살았지만 젊은 친구조차 아직도 그렇게 사는 모습을 보니 섭섭하고 안타깝고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내 것이 아닌 것 같아서요. 김완의 ‘죽은 자의 집 청소’를 읽으면서 일본에서 만들어진 직업으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치열했던 삶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인, 그들의 흔적을 지우는 직업인이 보였고, 돈에 찌들고 다투던 사람..

매일 에세이 2022.11.04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윤종은 지음. 애플북스 간행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윤종은 지음. 애플북스 간행 요즘은 정보가 넘치죠. 무언가 궁금하면 검색만 하면 됩니다. 텍스트로도 가능하고 그림파일도 있고, 동영상으로도 가능합니다.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지 어떤 직업이 좋고 어떻게 살면 좋은 지 등등 여기저기 정보가 가득합니다. 정보가 너무 많아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문제이긴 합니다만 유심히 보면 유익한 정보를 건질 수 있는 세상입니다. 50년 전 제가 중학교를 다닐 때, 반에서 2등을 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같이 시험공부를 하는 데, 그 친구가 하는 열성보다 저의 열정이 더 치열하고 적극적이며 간절한데도 저의 성적은 늘 그 친구보다 한 두 단계 떨어졌습니다. 반복하여 많은 문제를 풀다 거의 외워버린 저의 경우와 ..

매일 에세이 2022.11.02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2. 양정무 지음. 사회평론 간행 6.

기독교의 국교 지정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두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기독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하나님의 힘으로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없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대부분의 학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476년 게르만족 용병대장에 의해 서로마의 황제가 퇴위하는 사건을 로마제국의 멸망이라고 한다면, 이로써 서양 문명의 한 단계가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는 시선이라면 로마는 기독교를 공인한 후에도 맥을 추지 못하고 멸망한 나라가 됩니다. 하나님이 로마를 보호하시지 못했다는 거지요.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자의 설명을 보시지요. 476년 이후 서로마제국을 차지했던 게르만 용병대장(오도아케르라는 이름이 문득 떠오릅니다)은 결국 동로마제국 황제의 신하가 되었습니다. 일..

매일 에세이 2022.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