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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서점. 송유정 장편소설. 다산북스 간행

주말 이웃들과 융건릉을 갔습니다. 부부가 함께 합장이 된 뒤 혜경궁 홍 씨의 소회는 애틋함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 옆에는 아들 정조가 아내와 함께 합장되었으니 부자가 같은 산 능선 아래 살아서 느끼지 못했던 정을 나누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융건릉(隆健陵)은 사적 제206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장조(사도세자)와 그의 비 헌경왕후(혜경궁 홍 씨)를 합장한 융릉(隆陵)과 그의 아들 정조와 효의왕후를 합장한 건릉(健陵)을 합쳐 부르는 이름으로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에 있다)(위키백과).  능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걷다가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고 갑자기 전혜린이 생각났습니다. 그의 책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은 때가 20대였으니 불확실한 기억이지만 ‘행복은 찰나이고 그 짧은 행복을 기다리며 영원할..

매일 에세이 2024.11.22

해가 지는 곳으로. 최진영 장편소설. 민음사 간행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에 잠 못 들었던 경험이 너무 좋았나 봅니다. 최진영 작가의 책을 도서관 서고에서 뺐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느낌이 다른 글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그래도 일요일 시간을 내어 책을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출근하여 블로그 글을 검색하니 제가 읽은 ‘밝은 밤’의 주인공은 최은영 작가였습니다. 나쁜 기억력을 탓하기 전에 작가의 글이 다름을 느낌으로 알아차린 저의 감각에 먼저 칭찬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서평을 작성하는 것은 기억을 믿기보다는 기록을 믿기 때문입니다. 최은영 작가와 최진영 작가 두 분을 어쨌든 다 알게 되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말을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경험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입니다. 지금도 아직 팬데믹의 주역인 바이러스, 코로나-19는 변형을 계속하며 우리 주위를 서..

매일 에세이 2024.11.21

원더풀 사이언스. 나탈리 엔지어 지음. 김소정 옮김. 지호 간행 5

물리, 화학,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지질학, 그리고 천문학 4   120억 년 전 무렵, 그러니까 빅뱅 후 17억 년 정도 지났을 무렵에 우리 은하를 비롯해 오늘날의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은하들이 탄생했습니다. 50억 년 전쯤, 폭발하는 초신성이 발산하는 충격파와 그 별이 함께 뱉어낸 영양가 높은 무거운 원소들이 성간 공간으로 튀어나오면서 우리 은하의 팔 가운데 하나를 만들 가스와 별 부스러기를 자극해 수축하기 시작했고 수축해 가는 동안 성운은 회전을 하게 되고 점점 평평한 원반 모양으로 변해갔습니다. 원반의 중심부는 마침내 핵융합반응을 시작합니다. 원반의 중심부에 가까울수록 기체들은 우주로 날아가고 뜨거운 온도를 이겨낼 수 있는 암석과 금속만이 남았습니다. 태양계 안쪽에 있는 수성, 금성, 지구..

매일 에세이 2024.11.20

원더풀 사이언스. 나탈리 엔지어 지음. 김소정 옮김. 지호 간행 4

물리, 화학,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지질학, 그리고 천문학 3  천문학은 태양계와 행성 그리고 위성을 설명하면서 우리 태양계가 위치한 은하 그리고 전체 우주에 있는 수조 개의 우주를 설명합니다. 우주의 첫 시작인 빅뱅도 설명하지요. 천문학은 빛에 의존하며 빛을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우주를 빛으로 이해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원자들은 고유의 빛이 있고 빛은 파장이 있으며 적색 편이 현상과 청색 편이 현상으로 빅뱅과 은하가 서로 다가섬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은 단순하여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덩달아 도플러 효과를 이해하게 합니다. 저는 별도 수명이 있고 별이 어떻게 변하면서 수명을 다하는지는 들었지만 그 이유는 이 책을 통하여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부분만 정리하고자 합..

매일 에세이 2024.11.19

원더풀 사이언스. 나탈리 엔지어 지음. 김소정 옮김. 지호 간행 3

물리, 화학,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지질학, 그리고 천문학 2  세포는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째, 미끈미끈한 세포막이 있고, 이는 세포와 주변 환경을 분리시켜 줍니다. 둘째로 끈적끈적한 내부는 세포질로 세포의 거의 대부분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동 명령이 담겨 있는 매뉴얼이자 내일로 가는 기차표, 세포의 유전물질인 DNA 저장소까지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포의 3대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예 하나가 바로 달걀입니다. 달걀은 세포 바깥을 둘러싸고 있는 껍질막이 있고 우리가 노른자위라고 부르는 먹을 수 있는 끈적끈적한 세포질이 있습니다. 또 수정란이 아닐 경우에는 체세포 유전자의 절반밖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그래도 어쨌든 반 일지라도 분명히 유전물질을 지니..

매일 에세이 2024.11.18

원더풀 사이언스. 나탈리 엔지어 지음. 김소정 옮김. 지호 간행 2

물리, 화학,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지질학, 그리고 천문학 1  저자가 소개하는 과학은 따라가기가 어렵긴 했습니다. 수학적 지식을 가지지 않은 일반인도 알 수 있게 말로 풀어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밑줄 쫙’이 책의 여기저기에서 소란합니다. 기본적인 물질과 힘을 탐구하는 과학이라며 물리학을 설명하는 장에서는 원자의 성질을 설명하고, 원자들이 서로 반응하는 원리를 알려줍니다. 원자들이 반응하는 원리와 그로 인한 물질과 에너지의 생성, 전자와 전기를 설명하더니 원자들이 만든 우주가 물질과 에너지라는 두 가지 기본 요소로 되어 있다는 설명에 이릅니다. 물질과 에너지는 곧 생명을 뜻한다고 결론을 내면서 물리 이야기에서 화학의 세계로 이동합니다.  MIT의 재료공학과 교수인 도널드 사도..

매일 에세이 2024.11.15

‘아기 동물’이라는 말 왜 불편할까요(시사in894호). 최태규(수의사)

이 글을 쓴 최태규 수의사(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는 반려동물의 지위가 사람과 동격까지 올라서 대충 ‘아기’든 ‘아이’든 그렇게 불러도 크게 틀어진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 말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엄연히 다 자란 개는 강아지가 아님에도 개라 부르지 못하고 ‘강아지’로 왜 불리는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혹 뿌리 깊은 가부장제에 갇혀 ‘여성주의적 돌봄 관점으로’ 동물을 보지 않으려는 것은 아닌가 자기 검열(변명)을 합니다. 더 나아가 ‘옹이처럼 박힌 남근중심주의’라는 장황한 단어도 사용했습니다. 앞의 자기 검열은 이해가 되었지만, 뒤의 표현은 과유불급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칼럼의 요지는 개를 강아지라 부르며 돌보는 사람들의 폭력성과 그 대상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매일 에세이 2024.11.08

빈 옷장.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1984BOOKS 간행

이 책과 함께 읽고 있는 책이 안희연 시인의 산문집 “단어의 집”입니다. “빈 옷장”을 읽고 난 후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안 시인의 문구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모두 정성과 사랑으로 기도로 길러진 존재들이다.” (125쪽)  과연 그럴까요? 얼마 전 뉴스에서 30대의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40대의 아들도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같은 소식을 제가 잘못 들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이유는 ‘아버지의 폭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와 자기를 향한 아버지의 폭력에 대항했다는 설명입니다. 너무 극단적이 예인가요? 키운 부모와 양육된 자식 간에 오해는 늘 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지푸스의 돌처럼 부모와 자식의..

매일 에세이 2024.11.07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엘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어크로스 간행 2

천조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민주주의의 민주화 방안  이 책은 다른 나라의 상황도 예를 들지만 주로 미국을 설명합니다. 미국이 독립을 한 후 헌법을 만드는 과정부터 선거법과 시민권법이 어떻게 좌절을 겪었으며 인구가 작은 주들이 어떤 두려움에 근거하여 초기 제도를 만들어 지금 미국은 다수의 의견보다는 결국 소수의 주장이 관철되는 것인가를 설명합니다. 미국은 소수가 지배하는 사회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몇몇 중요한 제도는 소수의 지배를 떠받치는 기둥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기둥 중 하나는 선거인단 제도입니다.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거의 모든 주(메인과 네브래스카주를 제외한)는 승자 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 표를 할당합니다. 각 정당이 받은 각 주의 보통선거표를 합산하면 ..

매일 에세이 2024.10.31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엘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어크로스 간행 1

민주주의 기본 원칙 세 가지  아파트 동대표로 일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대표 한 분이 아파트 외벽에 단지표시 조명을 하자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외부에서 찾아오시는 방문객이 야간에 우리 아파트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당시 주변 아파트 단지들이 유행처럼 아파트 외벽 조명을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였지만 워낙 강력하게 제안을 하셔서 관리사무소에서 기술 검토 및 견적을 받아보고 결정하자고 수정 제안을 하였습니다. 의외로 가격이 비싸고 나중에 보수도 까다롭다는 판단을 하여 다수결로 부결이 예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안을 하셨던 분이 워낙 강경하여 동대표회장과 몇몇 분이 부결을 하지 않고 다음 회의로 결정을 연기하였습니다. 다수결로 결정할 경우 부결이 확정적이었지만 제안자가 만든 분..

매일 에세이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