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무주에서의 폐농 보고는 이미 드렸습니다. 그러나 폐농 당시 키웠던 호박 모종과 수수 모종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회사 근처 빌린 농지가 있어 관리도 할 겸 제가 호박을 심었더랬습니다. 수수도 심었는데 자주 밭을 들러지 못해서인지 수수는 새들이 모두 먹었습니다. 하나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양파망을 씌울 걸 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후회입니다. 이런 말이 반복되었습니다. 후회는 '늦은'을 포함한 단어인데 말입니다. 호박잎은 누군가가 따간 흔적이 있어 호박잎을 가져가셨다면 익은 호박을 그냥 둘리가 없다고 판단하고는 풀밭 속을 뒤졌습니다. 숨박꼭질의 술래가 된 기분입니다만 여기저기 누런 호박이 비록 덩치는 작지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열 무더기 정도의 호박밭을 정리해 심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