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소설이라면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도 등장인물들을 따라가는 데 힘이 덜 들 텐데, 어떤 이야기에도 작가의 집착에 가까운 관심이 떠나지 않고, 이야기마다 다른 듯, 같은 느낌이 떠나지 않으면 이야기들을 이어 붙이다가 떼어 놓기를 반복하여 읽고 따라가기 힘이 듭니다. 아무리 따라붙으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거리를 절망하는 마라토너가 된 기분입니다. 좋은 코치가 필요할 때입니다. 전승민 문학평론가의 작품 해설 ‘혁명의 투시도’가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야기가 어렵다기보다는 작가가 천착하는 주제가 저에겐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마치 안(전파)남이 된 듯하였고(334~337쪽) 두 딸을 가지면서 이해했던 페미니즘의 졸렬함이 드러나 괜히 작가에 대한 원망과 비난의 눈초리가 되었습니다. ‘혁명의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