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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크리크. 엔지 김 장편소설. 이동교 옮김. 문학동네 간행

아주 오래전 미국이민을 간 분들의 수기를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신문기자, 간호사, 약사 등 이런저런 직업을 가진 분들이 아메리칸드림을 꿈꾸고 갔습니다. 내가 이민을 가려는 꿈이 있어서 읽은 것이 아니라, 참정권도 없는 남의 나라에 가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적응을 했는지 궁금해서 읽었습니다. 약사나 간호사는 우리나라를 벗어나면 국가자격증이란 게 효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미국에서 공부를 해서 직업을 구했다는 내용이 수기의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그 외 다른 분들은 모두 미국에서 세탁소나 슈퍼마켓에서 일을 시작하여 자기 사업장을 가졌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아무리 독재가 난무하고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길 기다릴 정도로 기대 난망인 나라이지만, 왜 갈까? 의문이..

매일 에세이 2026.09.07

다시 만난 세계. 김희교 지음. 푸른숲 간행

처음 글로벌 지구촌, 세계는 하나라는 구호가 나왔을 때, 뚱딴지같은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강대국의 눈치나 살피며, 우리 스스로를 낮춰 부르던 신세(단일민족, 유구한 역사라는 말들은 반어적으로 우리 신세를 한탄하는 소리로 나는 들렸습니다)가 갑자기 웬 지구촌? 세계가 하나라고? 국내 정보조차 왜곡하고 통제하던 사회가 세계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 어불성설이요 허풍으로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제는 다른 나라의 사정을 알지 못하고는 생존이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거리의 건달도 아닌 것이 자기 집으로 불러놓고 조인트를 까면서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으니 이제는 정말 지구촌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옆집 아줌마는 탈탈 털리면서도 웃어야 하고, 우리 대장은 삼..

매일 에세이 2026.09.03

망량의 상자 하. 교고쿠 나쓰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손안의책 간행

‘우부메의 여름’에 이어 망량 원귀를 찾아 나선 이는 역시 교고쿠도(추젠치 아키히코)입니다. 그는 등장인물들을 분석하며 사건을 구분하기 시작합니다. 겹쳐 보이는 사건들을 그는 4개의 사건으로 구분하고 용의자를 선별합니다. 혼란스럽던 사건들이 정리되는 듯합니다. 시간순으로 사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건, 유즈키 가나코 살해미수사건(그렇다면 기차역 추락은 사고가 아닌가 봅니다) 둘째 사건은 유즈키 가나코의 유괴미수사건(응? 사라졌는데 미수라고?) 셋째 사건은 스자키 다로 살해와 유즈키 가나코 유괴사건(이때 유괴의 기수가 된다고요?) 그리고 마지막 사건은 연쇄토막사체유기사건으로 분류합니다. 어째서 별개의 사건이 되는지 아직은 오리무중입니다. 쉽게 이야기가 종결되는 듯한 예상은 역시 깨지고 맙..

매일 에세이 202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