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 이승우 지음, 문학동네 출판. ‘하찮은 것에 간절해지지 말자는 말을 하찮은 것에 간절해지는 나를 향해 주문처럼 하곤 했다.’ 책의 차례도 나오기 전에 책의 시작에 한쪽을 할애한 글입니다.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가 기독교를 소재로 해서 글을 쓴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저 주문을 나도 기도하면서 했던 기억도 있었을 것 같다는 기시감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첫 소설 ‘모르는 사람’에서 저 글을 찾아내고는 ‘참 잔인한 문장이구나’ 반전이 있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꿀처럼 달디단 신혼을 보내고 나서, 아이를 낳고, 아이를 기르고, 지지고 볶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초로에 접어든 저도 한때는 모든 것이 하찮은 것 같았고 하찮은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찮은 것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