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자의 현실 인식: 미국 중국봉쇄정책의 목적과 전망, 눈먼 우리 정부.
트럼프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미국의 경제적 헤게모니를 부흥시키기 위하여 키신저 시스템을 파괴하고 샌프란시스코체제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키신저 시스템을 붕괴하기 위해 미국은 정치적으로 중국봉쇄 정책을 사용했다. 그러나 트럼프행정부의 신냉전 전략은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군사주의적 지역 동맹체인 쿼드는 미국 이외에 호주, 일본, 인도만 가입했다. 아세안과 한국조차 가입시키지 못했다. 또 다른 군사주의적 동맹체인 클린네트워크는 나토 회원국 30개국 이외에 겨우 20개국 정도만 참여한 유명무실한 단체가 되었다.
중국봉쇄를 성공했는지 아닌지와 별개로 중국과 벌인 무역전쟁이 무역수지 개선이나 미국 내 제조업의 부활을 가져오지도 못했다. 중국이 문제여서 미국이 추락한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에서 미국의 지위가 하락한 것이다. 바이든행정부는 트럼프행정부가 실패한 미국 우선주의를 버리고 가치동맹을 역설하며 자유민주주의 국가 동맹의 결성을 통해 중국봉쇄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권위주의 중국에 대항하자는 가치동맹은 사실상 자기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선출된 독재라 불리는 인도 모디정부와 우익화된 일본을 묶어서 가치동맹을 표방할 때 여기에 동의하고 참여할 국가는 많지 않다. 인도 모디정부의 가치동맹 참여는 인도 내부에서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바이든의 가치동맹이 성공할 것인지 아닌지는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중국이 주던 몫까지 선물로 줄 수 있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군사 동맹국을 제외하면 중국과 마찰을 벌여 경제적 손실을 입을 각오까지 하며 신냉전체제 구축에 가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런데 최근 나토에 가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중국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내수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발언으로 추정해보면 신냉전체제 구축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을 것도 같다. 최근 성주의 사드기지를 정상화하겠다고 발표하고, 3불정책은 중국과 합의된 사항도 아니고, 국방자주권의 문제라고 강하게 나대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과 거래하는 업체들의 고민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클 것 같다. 윤석열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사드기지 추가 설치는 언제쯤 실현하려고 할까? 김희교 교수의 예상과 다르게 우리나라의 향후 행보가 결정될 것 같아 걱정도 되지만 뭐 어쩔 것인가? 갑자기 일주일 안에 철수하라며 개성공단 사업주를 죽이던 박근혜 정부가 떠오른다. 중국과 관련하여 일하시는 모든 분들은 조심하시라.)
그렇다면 미국 내 이익집단은 중국봉쇄정책에 어떠한 태도를 보일까? 미국에서는 반중정서가 공화당과 민주당을 떠나 폭넓게 퍼져 있으니, 다들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는 것일까? 막연히 존재하던 반중정서와 달리 실제로 중국 때리기를 실행하자 미국 내의 반응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인권단체들, 종교단체들, 극우인종주의자들, 노동계, 일부 산업계는 우호적이지만, 중국 제재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산업계는 적극적인 반대에 나섰다. 중국 제재 방안으로 외국인 비자 취소 조치를 시행하자 하버드대와 MIT는 시행 중단을 요구하는 행정가처분 신청을 냈다. 곧이어 예일대와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대학이 포함된 미국의 59개 대학이 이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냈다. 미국 대학에서 중국 유학생을 추방할 경우 미국 정부는 거의 모든 미국 사립대학에 막대한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미국인들은 대개 중국 상품을 소비한다. 소비자로서 미국인은 중국과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 2022년 초반 중국과 디커플링은 미국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고, 물가 상승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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