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출판.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에는 은근한 매력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사회현상, 당연한 듯한 사회의 부조리를 배경으로 쓰인 추리소설은 화끈함 대신 은근함으로 고발합니다. 범인의 치밀함 대신 범인에게 강요된 선택임을 숨기지 않습니다. 결론을 알면서도 궁금해하며 글을 재미있게 읽어갑니다. 미국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뽑아 든 책이 ‘모방범’입니다. 3권의 분량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추리소설이니 이 여름 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나쁘지 않고, 불편하지 않으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원고지 6천 매가 넘는 분량이라고 하는데, 중간중간 글이 힘이 떨어지고, 맥락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어디가?”라고 물으면 “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