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838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출판.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출판.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에는 은근한 매력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사회현상, 당연한 듯한 사회의 부조리를 배경으로 쓰인 추리소설은 화끈함 대신 은근함으로 고발합니다. 범인의 치밀함 대신 범인에게 강요된 선택임을 숨기지 않습니다. 결론을 알면서도 궁금해하며 글을 재미있게 읽어갑니다. 미국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뽑아 든 책이 ‘모방범’입니다. 3권의 분량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추리소설이니 이 여름 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나쁘지 않고, 불편하지 않으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원고지 6천 매가 넘는 분량이라고 하는데, 중간중간 글이 힘이 떨어지고, 맥락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어디가?”라고 물으면 “여기다...

매일 에세이 2022.08.07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4.

당신의 개성이 묻어나는 고집은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죽이지 마세요. 저자는 우리가 사는 환경이 주는 이미지가 있다고 하면서도 그 문화가 주는 이미지는 개성을 모두 상징하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문화도 중요하지만 그와 비교할 수 없이 훨씬 중요한 것은 개인이라고 주장합니다. 개인은 문화를 초월한 존재이고 내가 어떤 문화에 속해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정체성을 잃은 개인이 모인 집단, 다양성이 결여된 집단은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는 집단에서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나 싶다면서 문화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를 원치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고 쾌재를 부릅니다. 저자의 행적을 볼 때 그..

매일 에세이 2022.08.06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3.

아직도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희망사항들 그의 글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선생님이 알려주신 내용이 기억났습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작사를 했다는 새마을 노래의 가사입니다.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로 시작하는 노랫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을 들었던 노래였는데, 선생님이 이 노랫말을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얼마나 우리가 못 살면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노래를 하겠냐.” 귀가 뻥 뚫리는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못 살아서 이렇게 노래를 부르는구나. 잘 살아서 얼씨구나 노래를 하는 게 아니구나. 깜놀이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내용입니다. 배달의 민족에서는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법’이라는 슬로건을 공개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중 두 개를 소개합니다. 2. 실행은 수직적, ..

매일 에세이 2022.08.06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2.

그의 힘은 주체성에서 나온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그의 생각과 행동에 분명한 정체성과 주체성입니다. 허언증이 아닐까 의심도 했지만 그의 균형감각에 감탄했습니다. 그는 꿈을 얘기하지만 허황되지 않고, 현실을 얘기하지만 서글프지 않습니다. 사물과 사건 그리고 사람을 대할 때 그의 주체성이 늘 보입니다. 그도 확인했지만 우리 세대는 ‘가족을 부양할 돈을 주는 회사에 몰빵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증명했’고 대신에 ‘나의 가족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볼 시간이 없었’고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생각해볼 여유를 잃었’습니다. 여기에는 ‘내’가 없습니다. 오직 ‘회사’만 있습니다. 우리들이 회사에서 내몰렸을 때 늘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내가 온 청춘을 다 바친 회사였는데, ..

매일 에세이 2022.08.06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이동수 지음. RHK간행1.

책 제목의 꼼꼼함 지금은 50대 중반이 된 제 사촌이 20대일 때 나눴던 얘기가 기억이 납니다. “형님, 재벌은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야! 절대왕정도 망하는데, 재벌이 뭐라고 안 망하냐!” 사촌이 다니던 재벌 회사는 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촌동생은 회사를 나왔습니다. 회사가 망하고 안 망하고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다니던 회사에서 쫓겨나면 회사가 살아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의 치밀함이 보입니다. 어느 구석 하나라도 빠져나갈 구멍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회사든, 사람이든 망하거나, 잘리거나 하겠지만 다행히 그런 불행(?)을 면했다고 해도 어차피 죽을 테니까요. 기분 좋게 선택되어 책을 받고 첫 쪽의 추천사를 보고는 ..

매일 에세이 2022.08.06

짱개주의의 탄생, 김희교 글, 보리 출판 1.

친중정권 지난 정권에 대한 반발이 대단합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에게 대하는 살벌함이 노골적이고 반면에 일본에 대한 친절이 도를 넘는 듯해서 왜 그런가 궁금해하던 차에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책이 있어 소개를 합니다. 앞으로 윤 정권의 외교정책을 한눈에 일별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문재인 정권의 사드 3불정책이 안보 보수주의자들의 신냉전 기획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고 글을 시작합니다. 사드 설치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면서 신냉전체제로 갈 기회를 상실했고, 일본과 삼각군사동맹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호기도 놓쳤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안보 보주주의자들을 신냉전체제를 선호하고, 미국의 신식민주의체제에 들어가길 원하는 세력으로 설명합니다. 이들은 미국의 패권주의는 당연히 생각하면서 중국패권주의를 비난..

매일 에세이 2022.08.04

정치 전쟁,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8.

지식인의 비판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방법론은? 지난 대선 기간에 이재명과 고향이 같은 회사 직원이 이재명을 찍지 않겠다고 합니다. 왜 그러죠? 물었더니 말이 건방지다는 것입니다. 말뽄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지요. 왜 한때 유시민이 국회를 들락거릴 때, 야당 의원이 비판한 말이 있지요. “말을 맞는데, 싸가지 없이 옳은 말을 한다”고 했다지요. 유시민에게서 받았던 부정적 이미지를 이재명에게서 느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공개토론을 하자고 이재명 측에서 주장을 할 때 전 그게 옳은 방법, 이재명이 이기는 방법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을 말 잘하는 순서로 뽑는 것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뺀질뺀질 말만 잘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강준..

매일 에세이 2022.07.27

정치 전쟁,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7.

문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설명하는 글들 중 동의하는 것들 앞에 소개한 이 책의 맺음말은 이 책의 목적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의 비판이 감정적인 경우가 있어 양비론을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 편을 응원하는 모양새가 된 것처럼 느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강준만의 글은 학자로서 설명글에서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사실을 확인하고, 다른 학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것에는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부분을 찾아봤습니다. ‘20년 집권론’의 부메랑이라는 글은 민주당이 ‘검찰청 조직개편안’을 추진해서 논란이 있었다고 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모든 주요 정책이 야당이 정권을 잡았을 경우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방향과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이 ‘20년 집권론’..

매일 에세이 2022.07.27

정치 전쟁,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6.

문재인의 임기말 높은 지지율의 비밀을 밝히면서 실은 강준만의 감정 2. 정당과 대선후보에 대한 정서적 비교우위란 글에서는 언론은 그의 지지율을 들어 레임덕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레임덕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중요한 건 그게 ‘자발적 레임덕’이었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결정을 한사코 외면하는 그의 ‘책임 회피’ 성향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책임 회피 성향이 오히려 득이 되는 기묘한 현상이 나타난 셈인데, 이는 문재인이 늘 그런 식으로 해왔기 때문에 생긴 ‘면역 효과’라는 역설이라고 볼 수 있겠다 주장합니다. 문재인이 ‘야당 복’과 ‘여당 복’은 물론 역대급 비호감 대선 후보인 이재명과 윤석열에 대한 정서적 비교우위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며 역시 폄훼하고 있습니다. 강준만이 다른 글에서 언론이 ‘배신’이라는 ..

매일 에세이 2022.07.27

정치 전쟁,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5.

문재인의 임기말 높은 지지율의 비밀을 밝히면서 실은 강준만의 감정 문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지 않은 채 퇴임을 한 이유를 다루는 5장에서 지지율이 높은 이유를 미스터리로 소개하면서 비판한 부분의 문장을 소개합니다. 집토끼를 확실하게 지키는 ‘편 가르기 정치’를 했다고 하면서 2017년 대선 직전 문대통령이 출간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저는 저하고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일방적인 공격에 대해서는 정말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는데 이거 하나만큼은 100퍼센트 실천에 옮긴 셈이다 비판합니다. 세상에 100퍼센트가 어디에 있을까요. 편 가르기 정치는 민주당 내에서도 국민 사이에서도 100퍼센트 했다는 주장인데 그의 반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대통령의 친인척 스캔들과 측근의 부패 게이트 부..

매일 에세이 2022.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