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짱깨주의의 탄생, 김희교 글, 보리 출판 3.

무주이장 2022. 8. 14. 15:52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자의 현실 인식: 미국 헤게모니의 추락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체제 위기의 근원은 무엇보다도 미국 자체에 있다고 해석한다. 미국의 힘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트럼프행정부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실시한 까닭은 미국 산업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현격히 저하된 데서 왔다고 본다. 미국 산업의 경쟁력 저하에는 미국 자본주의가 금융자본주의화하면서 발생한 미국 제조업의 몰락이 도사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이 경제적으로 추락하자 전후체제의 핵심적인 경제 기구인 WTO, IMF, IBRD 들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현격히 감소했다. ‘미국의 세기가 저물고 있다’(앨프리드 맥코이)라고 표현한다.

 

 은크루마의 정의를 빌리면 신식민주의란 종속국들이 형식적으로 독립을 누리지만 경제체제는 종속적이고 정치적 자율권은 종주국에게 장악당하고 있는 국가 간 체제를 뜻하고, 신식민지체제를 작동시키는 것은 헤게모니라고 말한다. 아리기는 헤게모니란 지배집단이 지배집단의 이익뿐만 아니라 종속집단이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갈 때 지배집단에게 생기는 추가적인 힘이라고 정의한다며 미국 중심의 전후체제가 유지된 핵심 근거로 거대한 국내 시장과 경제적 힘을 가진 미국이 전후체제에 편입된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정치적 종속을 요구하는 대신에 경제적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본다면서 그것을 선물이라고 불렀다고 쓰고 있다. 지금의 미국이 선물을 줄 수 없는 까닭은 선물을 줄 여유가 없기 때문이고 트럼프행정부의 일방주의 선언은 그런 차원에서 나왔다고 주장한다(500~501) 저자는 미국의 신식민주의체제를 유지하는 또 하나의 동력을 이어 설명한다. 군사력이다.

 

 봉쇄와 군사적 위협은 미국이 전후체제를 이끌어 온 주요 수단이었지만, 군사력은 국가와 국가 간 적대 진영이 구축되었을 때만 유용한 동력이라면서 지금은 냉전 시대는 가고 탈군사주의 시대가 왔다고 설명한다. 독일은 트럼프의 요구에 따라 독일에 주둔한 미군의 축소를 흔쾌히 수용했고,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군사적 동맹 성격의 쿼드 플러스를 가동했지만 군사적 보호보다 경제적 이익이 더 중요한 동맹국으로부터 외면받았다고 한다. 한반도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졌는데 한국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세계 7위 수준의 군사력을 확보하여 이제는 미군 없이도 북한을 상대할 만한 수준의 군사적 억지력을 확보했고, 반면 미국의 군사력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적대 세력이었던 북한이 노골적으로 키신저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군사적 대치 말고도 북한의 위협을 감소시킬 수 있는 대안이 생긴 셈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만약 미국이 마땅한 대가 없이 불필요한 신냉전체제로 몰아가면 미국은 더 이상 자발적 헤게모니를 유지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고 예상한다.

 

 미국의 헤게모니 붕괴는 미국의 관점에서는 무질서한 세계이지만 우리의 관점에서는 드디어 샌프란시스코체제가 지닌 신식민주의로부터 탈피할 기회가 온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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