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눈보라, 밤 그리고 상념
산골의 밤, 산골의 눈보라, 산골의 추위 뭐 이런 말은 작가들이 쓴 글에서나 간접 경험을 하곤 했었지. 그런데 어제 내리던 눈보라를 보면서 처음으로 직접 보았지. 바람이 불면 날리는 눈보라는 산골을 휘젓고 다녔어.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스크루지를 끌고 차가운 밤을 여행하던 유령이 지나다니는 것 같았어. 아무것도 모르고 사무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더니, 찬 기운이 나를 쫒아버리더군. 다시 사무실로 들어와서는 갑작스러운 추위에 놀란 내 코가 콧물을 흘리고, 비염에 의한 재채기가 끝없을 것처럼 이어지더라고. 한참을 코를 풀고 몸을 다시 데우려 힘들었어. 밖의 마을은 쥐 죽은 듯 고요했어. 눈보라가 일으키는 바람 소리가 어떻게 그렇게 고요할 수가 있을까? 나무들만 몸을 떨며 바람의 소리를 듣고 있었어. 창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