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869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6)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6) 특별한 자아, 디지털 자아 바스콘셀로스가 지지한 자존감의 가치를 탐구하고 홍보하는 대책위원회는 자존감을 국제적인 대중문화 상품으로 만든 것에 상당한 책임이 있으며 그들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그가 약속한 대로 우리를 구원하거나 어떤 사회적 문제들을 개선했다기보다는 극적인 역효과를 낳았다. 그 이유는 그 핵심이 거짓되었기 때문이었다. 1990년 초반 자존감 운동이 광란에 치달을 때 로이는 심리학의 해악에 관한 책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가설을 세우기 시작했다. “어쩌면 공격성을 유발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것 때문일지 모릅니..

매일 에세이 2022.03.17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5)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5) 나쁜 자아 서구의 자아에 나르시시즘이 충실하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상적 자아는 이제 삶의 존속과 보호를 위해 장원 영주와 하늘에 계신 주님께 의지하지 않았다. 특히 절제와 영혼의 순수함과 같은 ‘극기’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기독교의 묵직한 영향력은 여전했지만,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과 출세는 이제 점점 더 개인에게 달려 있으며 부유해지고 지위를 높이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핵심은 성실성에서 명랑하고 매력적인 성격을 갖는 것으로 바뀌었다. 칼 로저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윌 슈츠는 인간은 자신 안에 필요한 모든 기쁨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사회가 이를 방해하며, 우리가 진정한 자아를 억압할 때 우리는 이 기쁨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슈츠에게 ..

매일 에세이 2022.03.17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4)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4) 부족으로서의 자아, 완벽할 수 있는 자아, 착한 자아 지난 글에서 자아가 어떻게 작용하여 생성되는가에 대한 자연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인용하였다. 이제 저자는 뇌를 가진 인간의 지각 능력 외에 사회 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위 양식을 말하는 문화적인 과정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21세기를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자아라고 정리한다. 완벽주의 자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정리해본다. 우리는 부족적이다. 우리는 지위와 서열에 집착한다. 이는 침팬지 무리와 마찬가지이다. 침팬지도 다른 부족들을 공격하기 위하여 하나로 뭉치기는 인간과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내집단에 편향되어 있으며 다른 이들에 대해서도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는 무의..

매일 에세이 2022.03.17

셀피, 윌 스토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3)

좌뇌 해설자 다음은 가자니가 교수가 했던 유명한 실험이다. 분리 뇌 환자에게 오른쪽 시야(좌뇌)에는 닭발 그림을, 왼쪽 시야(우뇌)에는 눈이 많이 내린 장면을 보여주면서 여러 그림 중 관련 있는 그림들을 손으로 고르도록 했는데, 오른손(좌뇌)으로는 닭 머리 그림을, 왼손(우뇌)으로는 눈을 치우는 삽을 골랐다. 즉 좌우 각 뇌는 자신의 뇌로 들어온 장면을 제대로 이해하고 관련된 그림을 고른 것이다. 하지만 왜 그런 그림을 골랐는지 물어보면 분리 뇌 환자의 말을 하는 좌뇌는 좌뇌로 들어온 정보에 대해서는 쉽게 이야기하지만(닭발이 보였으니까 닭 머리를 골랐습니다) 우뇌로 들어온 정보에 대해서는 좌뇌가 알 수 없어서 좌뇌는 다시 그럴듯한 이유를 말하게 된다. 가령 “닭장을 치우려면 삽이 필요하잖아요”와 같은. ..

매일 에세이 2022.03.17

셀피, 윌 스토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2)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2) 자아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나타날까? 자아의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사회적 동물인 사람의 자아는 생물학적으로 자연발생적일까, 아님 사회문화적 사건들에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면 자아는 문화 그 자체일까? 저자가 소개하는 이론들을 먼저 알아보자. 일단 동물인 우리들의 자의식, 자아는 어떤 과정을 통한 것일까에 대한 이론이다. 저자는 인지신경과학자 마이클 가자니가의 한 연구팀에 의한 ‘뇌 분리’ 수술에 의해 알려진 사실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보다는 더 쉬운 설명을 인터넷에서 찾았다. 이를 소개하는 것이 적절할 듯하여 옮긴다. 책을 이해하는 데 있어 오해를 일으킬 아무런 이유가 없다. ‘김민식의 과학..

매일 에세이 2022.03.17

셀피, 윌 스토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 죽어가는 자아.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할까? 작가 윌 스토는 이 책을 쓴 동기를 작가 주위에서 ‘지난 3년 동안 일상 속에서 일어난 4건의 자살’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책의 제목인 ‘셀피’가 무얼까? 다음 백과 검색을 해본다. ‘셀피(Selfie)는 자화상을 뜻하는 ‘Self-Portrait’의 줄임말로 촬영자가 자기 자신을 찍은 사진을 말한다. 셀프 카메라(Self Camera)의 줄임말인 셀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신조어다. 최초의 셀피는 1839년 사진가 로버트 코넬료(Robert Cornelius)가 스스로 자신을 찍어 은판 사진으로 인화한 것이다.(검색하면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셀피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은 2000년 이후부터다. 인터넷..

매일 에세이 2022.03.15

45회 이상문학상 우수작,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45회 이상문학상 우수작,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내 인생에서 ‘아주 환한 날’은 얼마나 될까? 동영상을 보다가 정지를 시키고, 캡처를 하듯 내 인생의 환한 날을 예쁘게 잘라 노트에 붙이고, 소감을 정감 있게 쓰고 싶지만 과거의 어느 한 장면이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인과의 연을 따라 지금까지 이어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터라, 어디서 어디까지 잘라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아이들이 우리 곁으로 왔을 때가 환했었지. 내 눈에 너무나 예뻐 머리숱이 많으라고 빡빡머리를 한 아이 사진을 들고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랑을 했던가. 고집이 센 나를 닮아 엄마를 이겨 먹을 듯 달려들던 녀석을 강압적으로 억눌렀던 기억에 환한 날이 조금씩 어두워진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는 영국 어느 구석의 속담에 ..

매일 에세이 2022.03.04

45회 이상문학상 우수작, 서이제,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45회 이상문학상 우수작 서이제,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내가 힙합을 어찌 알겠는가? 기꺼해야 리듬이라고 해봤자 44조의 시조, 판소리 그리고 불경을 따라 했던 것이 다였다. 그런데 들을 수 없었던 벽을 때리는 비트 소리를 상상하고, 일일이 사전을 찾아야만 했던 가수들의 이름, 그 가수조차 여자인지 남자인지, 혼자인지, 떼창을 하는 그룹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어디선가 들었던 리듬을 흉내 내며 글을 속으로 소리 내어 노래하니 어~~ 이게 되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통쾌함 비슷한 즐거움이 있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것이 처음에는 이것이었다. ‘마하 반야 바라밀다 심경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 오온개공 도 일체고액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

매일 에세이 2022.03.03

2022년 이상문학상 대상, 손보미, 불장난

2022년 이상문학상 대상 손보미 작가, 불장난 2022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나왔다. 우수작과 대상작 7편 중 남자 작가가 쓴 작품은 한 편뿐이다. 여성파워가 느껴진다. 올해의 대상은 손보미 작가의 불장난이다. 아버지는 길을 가다가 담배 피우는 사람을 보면 10살의 아이 손을 잡고는 다른 길로 돌아가고, 식당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보면 아이의 눈을 커다란 손으로 가렸다. 티브이 드라마에서의 애정표현 장면이 나오면 역시 아버지는 아이의 눈을 가렸다. 아버지는 ‘그런’ 세계에 접근 금지 딱지를 붙인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그 딱지를 붙였고 아이는 신체 전부가 거대한 귀가 되었다고 상상하기 시작했다. 말을 하는 입이 아니라 엿듣는 귀 말이다. 봄방학이 끝나기 며칠 전, 아이의 어머니는 이제 많은 것들이 바..

매일 에세이 2022.02.24

아메리칸 드림과 마이너 필링스(마이너 필링스, 캐시 박 홍 지음, 도서출판 마티 )

아메리칸드림과 마이너 필링스(마이너 필링스, 캐시 박 홍 지음, 도서출판 마티 ) 독재정권의 마수를 피해 이민을 갔던 부모들은 사상의 자유를 누리기보다는 하루의 일상을 살아 내기조차 버겁습니다. 백인들이 주류인 곳에서 인종차별의 피해를 입지 않으려 방어가 내면화되었습니다. 투자 이민을 간 것도 아닌 곳, 흑인을 무시하지만 그들의 주머니를 바라보고 산 모순의 일상 속에서 속은 얼마나 썩어 문드러졌을까요. 결국 모범 소수자의 지위를 얻음으로써 만족해야만 했던 불만의 세월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라오스 근로자가 3년의 근무를 한 후, 라오스에 잠깐 휴가를 갔을 때, 고향 사람들의 부러움은 대단합니다. 매월 송금한 돈으로 집 짓고, 땅도 샀습니다. 한 달 급여가 30만 원도 안 되고 일자리도 없는 라오스에서..

매일 에세이 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