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6)
특별한 자아, 디지털 자아
바스콘셀로스가 지지한 자존감의 가치를 탐구하고 홍보하는 대책위원회는 자존감을 국제적인 대중문화 상품으로 만든 것에 상당한 책임이 있으며 그들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그가 약속한 대로 우리를 구원하거나 어떤 사회적 문제들을 개선했다기보다는 극적인 역효과를 낳았다. 그 이유는 그 핵심이 거짓되었기 때문이었다. 1990년 초반 자존감 운동이 광란에 치달을 때 로이는 심리학의 해악에 관한 책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가설을 세우기 시작했다. “어쩌면 공격성을 유발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것 때문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여기서부터 모든 게 끔찍하게도 잘못되어가는지도 모르죠” 1996년 로이는 ‘위기에 직면한 이기주의’가 공격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문헌 연구 논문을 공동 집필했다. 이는 믿기 힘든 이론이었다. 그 당시 대중문화뿐 아니라 학계 또한 자존감 학설에 푹 빠져있었다. 자존감이 올라가면 성적도 올라간다는 것이 당시 그들의 주장이었지만, 로이는 “시간이 지나 사람들을 추적해보니, 성적이 먼저고 그다음이 자존감이었어요. 원인이 아니라 결과였죠”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공허한 자존감 고양에 취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 있다. ‘나르시시스트’
나르시시즘의 독특한 위험성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아니라 대개 높은 사람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로이의 이론을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실험에서 처음으로 분명히 나타났다. 실험(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하세요~~)에서는 놀랍게도 자존감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혼란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나 참가자들 또한 다양한 성격 테스트를 받았는데 “나르시시즘은 심술궂은 높은 자존감인 듯합니다. 이는 아주 강력한 영향을 미쳤어요. 나르시시즘에 깊게 빠진 사람들이 그 어떤 사람들보다 더 화를 잘 내고 공격적이었어요.” “나르시시즘은 일종의 자존감 중독으로도 볼 수 있다”고 로이는 발표했다. “
1999년 진 트웽이는 성격 검사에서, W.키스 캠벨은 나르시시즘적 행동에 대한 그의 연구에 대해 심사숙고했다. 미국에서의 나르시시즘이 문화와 함께 변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르시시즘은 공격성. 물질주의.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 피상적인 가치관과 같이 미국인들이 자존감으로 예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의 모든 것을 야기한다. 높은 자존감, 자기표현, ‘자기애’를 찬양하는 사회를 건설하려고 하면서 미국인들은 무심코 더 많은 나르시시즘을 만들어냈다”고 트웽이와 캠벨은 발표했다. 완벽주의 시대가 우리 스스로를 실패자로 느끼게 하는 기회로 가득 차 있다면, 신자유주의의 부상과 금융위기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남긴 가혹한 경쟁 세계는 분명히 완벽주의 시대의 주역이다.
완벽주의 시대에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 정부든 기업이든 간에 어떤 집단적인 유기체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개인의 어려움은 시민들을 돌보지 않은 국가의 책임이 아니라, 당신에게 기대되는 바를 충족하지 못한 당신의 잘못이라고. 만약 우리가 완벽주의를 지향하고 환경 속에서 실패 신호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자살과 자해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자아가 불안정해지는 위험에 처해진다.
디지털 기술은 1990년대부터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프로젝트를 대단히 촉진시키고 가속화시켰다. 미국에서는 좌파와 우파의 양극화가 1970년대 이후로 인정사정없이 심화되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지은 디지털 고치 속에서 우리에게 동의하면서 아첨하는 목소리에 둘러싸여 우리는 우리가 본질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에 더욱 확신하게 되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는 더욱 멀어지게 되면서 그들을 이제 거의 파렴치하고 그릇된 악으로 보기 시작한다. 소셜미디어의 반향실 효과(사람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신념이 미디어로 인해 폐쇄적으로 증폭되고 강화되는 현상)는 페이스북과 같은 사이트에서 널리 유통되는 허구의 기사로 인해 더욱 커지게 되었다.
우리의 진정한 자아는 완벽하며 성공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렇다고 믿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대중화된 이후 몇 년간, 수많은 데이터는 나르시시즘이 대단히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 자기 사랑 문화로부터 실리콘밸리 왕국의 혁신이 탄생했다. 셀카용 카메라다. 셀카 문화를 쉽사리 접하게 된 사람들은 물론 자존감 세대의 자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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