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836

지구 이야기,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1

지구이야기, 로버트 M. 헤이즌, 김미선 옮김, 뿌리와 이파리 간행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 변명 과학책을 읽다 보면 중간에 잠깐 길을 잃을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과학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는 이유입니다. 많은 내용을 정리하다 보면 축약을 하는 것이 버겁습니다. 읽는 중에도 길을 못 찾아 헤매는데, 딴에 정리를 하려니 그 어려움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래서 정리는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저자의 말을 그대로 옮겨오는 정도입니다. 아마도 전문가가 보면 논리의 비약이 심한 경우가 있고, 맥락의 이음이 어색하거나, 엉터리일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초보자가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정리한 것이라 같은 초보자가 보았을 때는 ‘그런가 보다~’ ‘이거 재미있네’라는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

매일 에세이 2022.03.24

지구이야기, 로버트 M.헤이즌 지음, 김미선 옮김(4)

2. 지구 나이 약 5000만 살이 되기까지, 대충돌-달의 형성-(2) 다른 설명이 필요했다. 우선 아폴로호를 통해 새로이 얻은 조성 관련 단서들은 다음과 같은 하나의 열쇠를 제공했다. 달은 다소간 지구를 닮았다. 달은 철이나 휘발물질은 너무 적지만, 지구와 산소 동위원소의 조성도 같고 주요 원소도 대부분 같다. 이 조성 데이터를 우리가 수천 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다음의 궤도 관련 단서들과 통합해야 했다. 달도 태양 주위의 다른 행성들과 같은 평면 안에서 같은 방향으로 지구를 돈다. 지구는 신경 쓰이게도 자전축이 23도 기울어 있다. 달의 한쪽 면은 항상 우리와 마주 본다. 천체 물리학의 규칙 중 하나는 어떤 행성도 같은 궤도를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침내 두 행성은 충돌할 것이고, 언제나 더 큰..

매일 에세이 2022.03.23

지구이야기, 로버트 M.헤이즌 지음, 김미선 옮김(3)

2. 지구 나이 약 5000만 살이 되기까지, 대충돌-달의 형성- 지구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깔끔한 것 같지만, 딱 한 가지 세부 사항이 거슬린다. 달이다. 달은 무시하자니 너무 크고, 지난 두 세기 내내 입증되었듯 설명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작은 위성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화성을 도는 울퉁불퉁한 도시 크기의 암석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생포된 소행성으로 보인다. 이들보다 훨씬 더 큰,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도는 수십 개의 위성도 모행성에 비하면 질량이 1,0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꼬맹이들이다. 가장 큰 위성들은 모행성을 형성하고 남은 주인 없는 먼지와 가스 찌꺼기로 형성되어, 마치 축소된 태양계 안의 행성처럼 거대 가스행성 주위를 돈다. 반면에, 지구의 달은 모행성에 견주어 상대적으..

매일 에세이 2022.03.23

지구이야기, 로버트 M.헤이즌 지음, 김미선 옮김(2)

1. 지구 형성 이전 수십억 년으로 가다(2) 우주 공간에서 성운은 수백만 년 동안 지속되다가 마침내 어떤 계기로, 예컨대 폭발하는 인근 항성의 충격파를 받아 붕괴되기 시작해 새로운 항성계로 바뀌어갈 수 있다. 45억 년 전, 그러한 어떤 계기가 우리 태양계를 만들었다. 100만 년에 걸쳐, 태양계 이전의 가스와 먼지 덩어리가 지극히 천천히 소용돌이치며 안쪽으로 끌려 들어왔다. 붕괴와 회전 속도가 빨라진 구름은 더 짙어지고 납작해지면서, 가운데가 점점 더 불룩해지는 원반 모양이 되었다. 발생기의 태양이 된 것이다. 중심에 수소를 잔뜩 지닌 욕심꾸러기 공은 점점 더 커지다가, 마침내 전체 구름 질량의 99.9퍼센트를 집어삼켰다. 공이 자라나자 내부 압력과 온도가 용융점까지 올라갔고, 태양에 불이 붙었다. ..

매일 에세이 2022.03.23

지구이야기, 로버트 M.헤이즌 지음, 김미선 옮김(1)

137억 년 전에서 2022년 3월 23일까지의 시간 여행 어제부터 밤을 새워 여행을 갔다. 무려 137억 년을 거슬러 올라갔다. 지구의 처음은 지옥과도 같았다. 그래서 이름을 명왕이온(Hadean eon)이라고 지은 모양이다. 어떤 여행이든지 여행객이 아무 것도 모를 때는 안내인을 잘 두어야 한다. 지치지 않고 설명하되,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스마트한 가이드를 만났다. 그것도 두 명이나. 광물학자인 로버트 M, 하인즈의 창의성과 그의 글을 번역한 김미선이라는 가이드의 출중함에 꼬박 밤을 새웠음에도 피곤함이 없다. 김미선 가이드의 설명은 군더더기도 없고 설명에 모자람도 없고 문장이 깔끔했다. 대단한 가이드를 만난 행운에 여행 내내 행복했다. 지구를 시간 여행 하는 목적은 ..

매일 에세이 2022.03.23

10억 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 최덕근 지음, Humanist간행

10억 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 최덕근 지음, Humanist간행 상상 속의 시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침묵의 상징, 과묵함의 대표인 돌이 과거의 시간을 재잘대고, 이미 죽어 화석이 된 삼엽충의 가까운 이웃들이 저기에 같이 살았다고 증거를 들이대며 히말라야가 바로 저기 옆이었다고 알려준다며 말하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지구가 한 때 스노볼(snowball)이었고 덥다는 적도까지 빙하에 덮였다고 주장하며, 우리의 대륙은 10억 년 전에 로디니아 초대륙이었고, 한반도는 두 덩어리의 땅이 합쳐져 2000만 년 전 현재의 모양이 되었다고 하며, 앞으로 5000만 년 후, 그리고 2억 년 후에는 다시 대륙들이 뭉쳐지는 아마시아라는 새로운 초대륙을 만들 것이라고 한다. 그 자리에 묵묵히 존재하는 암석들과 그 ..

매일 에세이 2022.03.22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7)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7) 완벽주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 문화를 정의하는 격언 중 하나로, 원한다면 뭐든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신자유주의적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 우리는 그저 꿈꾸고, 이 꿈에 마음을 쏟아붓고, 이를 몹시 원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내면화하여 자아의식에 편입시킨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사실 이것은 완벽주의 시대의 본질에 있는 거짓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수많은 불행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한계가 있다. 불완전하다, 그리고 이는 어쩔 수 없다. 우리가 확인한 것처럼 우리의 신경 연결은 자궁에서 나올 때 완성된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가 누구인지의 핵심은 사실상 우리가 무력한 상태인 인생의 초기 단계에 설정된다. 생명 활동, 문화, ..

매일 에세이 2022.03.17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6)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6) 특별한 자아, 디지털 자아 바스콘셀로스가 지지한 자존감의 가치를 탐구하고 홍보하는 대책위원회는 자존감을 국제적인 대중문화 상품으로 만든 것에 상당한 책임이 있으며 그들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그가 약속한 대로 우리를 구원하거나 어떤 사회적 문제들을 개선했다기보다는 극적인 역효과를 낳았다. 그 이유는 그 핵심이 거짓되었기 때문이었다. 1990년 초반 자존감 운동이 광란에 치달을 때 로이는 심리학의 해악에 관한 책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가설을 세우기 시작했다. “어쩌면 공격성을 유발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것 때문일지 모릅니..

매일 에세이 2022.03.17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5)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5) 나쁜 자아 서구의 자아에 나르시시즘이 충실하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상적 자아는 이제 삶의 존속과 보호를 위해 장원 영주와 하늘에 계신 주님께 의지하지 않았다. 특히 절제와 영혼의 순수함과 같은 ‘극기’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기독교의 묵직한 영향력은 여전했지만,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과 출세는 이제 점점 더 개인에게 달려 있으며 부유해지고 지위를 높이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핵심은 성실성에서 명랑하고 매력적인 성격을 갖는 것으로 바뀌었다. 칼 로저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윌 슈츠는 인간은 자신 안에 필요한 모든 기쁨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사회가 이를 방해하며, 우리가 진정한 자아를 억압할 때 우리는 이 기쁨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슈츠에게 ..

매일 에세이 2022.03.17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4)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간(4) 부족으로서의 자아, 완벽할 수 있는 자아, 착한 자아 지난 글에서 자아가 어떻게 작용하여 생성되는가에 대한 자연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인용하였다. 이제 저자는 뇌를 가진 인간의 지각 능력 외에 사회 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위 양식을 말하는 문화적인 과정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21세기를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자아라고 정리한다. 완벽주의 자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정리해본다. 우리는 부족적이다. 우리는 지위와 서열에 집착한다. 이는 침팬지 무리와 마찬가지이다. 침팬지도 다른 부족들을 공격하기 위하여 하나로 뭉치기는 인간과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내집단에 편향되어 있으며 다른 이들에 대해서도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는 무의..

매일 에세이 2022.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