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837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3

사랑- 그 아픔에 대하여 “어떤 점쟁이가 가르쳐줬어. ‘모두 잠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검은 스카프를 쓰고 큰 거울 앞에 앉아 있어라. 그러면 남편이 어디에선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절대 남편을 만져서는 안 된다. 옷자락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 그냥 이야기만 해라…’ 나는 밤새 거울 앞에 앉아 있었어… 거의 날이 새려는데 남편이 왔지… 남편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눈물만 흘렸어. 그렇게 세 번을 나타났어. 내가 부르면 나타나고 또 나타나고. 그리고 또 눈물만 뚝뚝 흘리고. 그래서 그만 불렀어. 남편이 가엾어서…” 어떤 이야기인 것 같습니까? 미래의 남편이 궁금해서 밝은 보름달 뜬 밤에 양동이에 맑은 물을 받고는 입에 식칼을 물고 양동이 속을 보면 미래의 남편이 보인다는 얘기는 들어 보신 적이 있는가요?..

매일 에세이 2022.06.14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2

사람을 이해해보기. 전쟁이 터집니다. 우리가 먼저 쳐들어간 전쟁이 아니고, 적들이 침략을 하면서 시작한 전쟁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행동을 취하시겠습니까? 만약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독일과의 전쟁에 참전한 소련군 참전 여군, 타마라 스테파노브나 움냐기나, 근위대 하사, 위생사관의 증언입니다.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하이힐처럼 버클이 달린 당시 최고로 유행했던 흰색 슬리퍼를 신고서 치마 입은 채 자원을 했더니, 즉시 보내주더라고. 민스크 근처에 주둔한 보병사단이었어. 그런데 나한테 돌아가라는 거야. “네가 이곳에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열일곱 살짜리 여자애가 적과 싸우겠다고 나서면 남자들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할 거다. 우리가 열심히 싸워 곧 적을 물..

매일 에세이 2022.06.13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옮김. 문학동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문학동네 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 측 피해는 전사자가 2천만 명이 넘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검색 결과 소련의 사망자 수는 2900만 명이라고 합니다. 2900만 명의 생명이 남긴 이야기는 각각의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들이었을 것입니다. 거기에다 이들 사망자의 가족들이 남긴 이야기를 합치면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도 다 듣지 못할 파란색, 붉은색, 노란색의 형형색색 이야기들일 것입니다. 인간의 생명이 소멸하는 전장의 이야기는 지금도 장엄하고 진지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소설과 영화, 드라마들로 나오고 있습니다. 전장의 영웅담도 있고, 적군의 간악함을 고발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이 이야기들의 ..

매일 에세이 2022.06.11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7권 르네상스의 완성과 종교개혁) 양정무 저, 사회평론 간행 3

검열의 시대, 부정의 시대, 라이벌의 소멸을 꿈꾸다. 이제 종교개혁이 일어난 후의 북유럽의 상황과 북유럽의 상황에 대처하면서 변화하는 가톨릭교회의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루터가 시작한 종교개혁의 불씨가 유럽 전역으로 거세게 번지는 상황을 로마 교황청은 심각하게 바라봤을 겁니다. 교황을 중심으로 한 교회의 권위가 송두리째 흔들린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이때 교황청이 느꼈을 위기감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그것입니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를 완성한 지 20년 만에 이 예배당에 그린 그림이 ‘최후의 심판’입니다. 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1536년은 신성로마제국 카를5세가 파견한 군대에 의해 로마가 약탈당하고(이때 로마를 약탈한 주체는 카를 5세가 고용..

매일 에세이 2022.06.06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7권 르네상스의 완성과 종교개혁) 양정무 저, 사회평론 간행 2

라이벌이 만들어주는 기분 좋은 긴장감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라이벌 관계가 우리들이 공존하고 발전하는 데 동력이 되는지 아니면 서로의 존재를 말살하려는 욕망의 연료가 되는지를 보려는 의도입니다. 라파엘로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를 그릴 때, 라파엘로는 교황이 가장 자주 쓰는 서재 겸 알현실인 ‘서명의 방’에 그림을 그립니다. 교황은 라파엘로가 그린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른 방인 엘리오도르의 방에도 그림을 그리라고 명합니다. 율리오 2세 다음으로 즉위한 교황인 레오 10세도 나머지 2개의 방에 그림을 그리게 하여 결국은 교황 집무실의 방 4개 모두에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이 작업은 4면의 벽과 천장까지 그림이 그려져 있어 이 4개의..

매일 에세이 2022.06.06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7권 르네상스의 완성과 종교개혁) 양정무 저, 사회평론 간행 1

발전의 동력인가, 제거의 대상인가, 라이벌이란? 바티칸 박물관의 정문 위에는 박물관을 대표하는 작가 2명의 조각상이 있습니다(비록 직접 가보지 못했지만, 책을 통한 방문도 방문인지라 확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망치를 든 조각가 미켈란젤로와 팔레트를 든 화가 라파엘로입니다. ‘바티칸 박물관을 줄이고 또 줄이면 결국 이 두 작가가 남는다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 조각가인 미켈란젤로는 이미 경력이 인정된 인물이지만, 라파엘로는 그에 비해 경력이 일천한 화가였습니다. 라파엘로의 등장은 아마도 교황청 전속 건축가였던 브라만테의 추천이 있지 않았나 짐작합니다. 미켈란젤로가 1475년생이고, 라파엘로는 1483년생, 미켈란젤로가 피에타와 다비드 상으로 명성을 얻은 후 30살이 넘은 나이에 비로소 교황 율리오 2..

매일 에세이 2022.06.06

가불 선진국, 조국 지음. 체크리스트를 만들 생각이 들었다.

가불 선진국, 조국 지음. 체크리스트를 만들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정치적 자유권은 이제는 선진국이다. 그러나 인권의 다른 축인 ‘사회권’은 그러지 못하다. 사회권을 확장하고 권리로서 누리기 위한 저자의 주장이 책의 내용이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상황을 여러 자료로 설명을 하더라. 가만있자. 그러면 여기의 자료를 정리하면 지난 정부와 지금의 정부를 비교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부 인사들과 전문가랍시는 방송꾼 패널들의 추상적인 형용사와 개념도 모호하고 난삽한 정책명보다는 실제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를 대비하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정리했다. 과학적 방법이지 않겠나? 빈칸은 여러분이 채워주시면 좋겠다. 문 대통령 정부와 윤 대통령 정부의 비교를 위한 체크리스트 문 대통령 ..

매일 에세이 2022.05.18

과도기 꼴을 둘러싼 논쟁과 검찰정상화법 논쟁의 과학적 고찰^^ 2.

화석은 말한다. 로버트R. 프로세로 과도기 꼴을 둘러싼 논쟁과 검찰정상화법 논쟁의 과학적 고찰^^ 2. 최근 검찰정상화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고, 검찰의 독점적인 기소권과 합쳐진 수사권이 현대사를 통하여 부정적인 모습을 많이도 보였고, 검찰을 통제할 수 없어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이 자기편에게는 너무도 친절하지만, 자기와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편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한 면이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검찰 조직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오랜 기간 논의되어 왔습니다. 결국은 국회가 제 일을 한 것입니다. 이런 시각에서 검찰정상화법이 필요한 이유를 정리해봅니다. 1. 검찰은 법률을 공부한 사람들이 법원의 카운터 파트너로서 공소유지를 하는 기관입니다..

매일 에세이 2022.05.10

과도기 꼴을 둘러싼 논쟁과 검찰정상화법 논쟁의 과학적 고찰^^ 1.

화석은 말한다. 로버트R. 프로세로 과도기 꼴을 둘러싼 논쟁과 검찰정상화법 논쟁의 과학적 고찰^^ 1. 과도기 꼴이란 진화과정에서 과도기에 해당하는 꼴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원숭이에서 인간이 진화를 하였다면 꼬리 달린 인간의 화석이 일종의 과도기 꼴인데 이런 화석이 없으니 진화론은 엉터리다는 논리를 폅니다. 저도 이런 주장을 창조과학자라고 자칭하는 분이 주장하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어떤 목사님이 창조과학이론을 듣고는 도전을 받았다는 표현을 하시던데 이게 무슨 뜻인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다윈은 1859년에 화석 기록은 자연선택이 느리고 꾸준하게 작용함을 입증해주는 “무한히 많은 과도 단계의 고리들”을 내놓아야 마땅하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친구이자 지지자였던 헨리 헉슬리는 다윈의 책을 평하면서 ..

매일 에세이 2022.05.10

과학, 사이비과학, 헛소리 감지 2. (사이비과학 검출하는 원리 몇 가지)

화석은 말한다-화석이 말하는 진화와 창조론의 진실- 도널드R. 프로세로. 과학, 사이비과학, 헛소리 감지 2. (사이비과학 검출하는 원리 몇 가지) 5. 대담하게 진술하고 과학적이게 들리는 언어를 쓴다고 해서 과학이 되지는 않는다. 조잡한 생각을 주류가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쓰는 또 한 가지 전략이 바로 과학의 언어를 입히는 것이다. 창조론자들은 스스로를 ‘창조과학자’라고 부른다. 텔레마케터들이나 대체의학 애호가들이 팔아먹는 특효약과 묘약은 과학에서 쓰는 전문용어처럼 들리는 말로 으레 서술되어 있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과학적 규약이나 과학적 방법을 따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과학 및 의학 권위자의 모양새만 갖추어도 충분히 사람들이 그 상품을 살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6. 상관성이 곧 인..

매일 에세이 2022.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