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8

‘아기 동물’이라는 말 왜 불편할까요(시사in894호). 최태규(수의사)

이 글을 쓴 최태규 수의사(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는 반려동물의 지위가 사람과 동격까지 올라서 대충 ‘아기’든 ‘아이’든 그렇게 불러도 크게 틀어진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 말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엄연히 다 자란 개는 강아지가 아님에도 개라 부르지 못하고 ‘강아지’로 왜 불리는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혹 뿌리 깊은 가부장제에 갇혀 ‘여성주의적 돌봄 관점으로’ 동물을 보지 않으려는 것은 아닌가 자기 검열(변명)을 합니다. 더 나아가 ‘옹이처럼 박힌 남근중심주의’라는 장황한 단어도 사용했습니다. 앞의 자기 검열은 이해가 되었지만, 뒤의 표현은 과유불급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칼럼의 요지는 개를 강아지라 부르며 돌보는 사람들의 폭력성과 그 대상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매일 에세이 2024.11.08

시사인 읽기, ‘서해 공무원 사건’과 공무원의 자세, 문상현기자.

시사인 읽기, ‘서해 공무원 사건’과 공무원의 자세, 문상현 기자. 서해 공무원 사건에서 살해되었다는 공무원의 형과 이혼을 했다는 전처가 연일 뉴스로 나오더니만 요즘은 16명을 살해하고 도피 중에 나포된 북한 선원의 강제북송이 연일 도배되고 있습니다. 그때그때 다른 주장이 공무원들의 입에서 줄줄이 나옵니다. 누구 주장이 맞는지, 왜 이 사건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주장이 난무하지만 시사인의 문상현 기자의 글을 읽다가 답을 찾은 듯해서 저 나름 정리를 해봤습니다. 결론은 ‘영혼 없는 공무원은 공동묘지에 묻어야 한다’입니다. 일단 기사를 요약해봅니다. 별도의 따옴표는 생략합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 쟁점 중 하나는 특별취급정보(SI)첩보 공개 여부다. 2..

매일 에세이 2022.07.21

시사in 읽기 : 조경현 뉴욕대 교수 인터뷰 기사. 전혜원 기자

인공지능 최전선에서 편향과 영향을 논하다. 시사IN 읽기 : 조경현 뉴욕대 교수 인터뷰 기사. 전혜원 기자 인공지능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나란히 손에 꼽는 차세대 톱스타는 1985년생인 조경현 뉴욕 대학 컴퓨터과학과 교수랍니다. 조 교수와 한 인터뷰 내용 중 눈에 쏙 들어오는 내용이 있어 정리를 해봅니다. 전 기자 :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상금을 기부하는 이유를 언급하며 “실제 능력 차이보다 아웃풋(결과) 차이가 작은 게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조경현 교수 : 일단 이 사람의 능력이 저 사람보다 더 좋다, 안 좋다 얘기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보통, 능력이라는 게 사회적인 프록시(대용물)를 써서 재는 거잖아요. 대학 입학시험을 잘 봤는지, 어느 회사에 입사했는지, 연봉이 얼만지, 사..

매일 에세이 2021.11.23

다큐멘터리 영화 ‘언더그라운더’와 책 ‘노동의 배신’에 등장하는 우리의 이웃들

다큐멘터리 영화 ‘언더그라운더’와 책 ‘노동의 배신’에 등장하는 우리의 이웃들 시사인 기사를 몰아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잡지가 도착했는데, 아직 못 읽은 기사가 많아 늘 그렇듯이 사무실에 가져와서 쉬는 시간에 읽었습니다. 시사인은 매일 아침 일어나 제일 먼저 들르는 화장실에서 몇 꼭지 씩 읽는데, 농사 땜에 무주에 가는 주말이면 이틀이 비어 못 읽는 기사가 많아집니다. 간혹 시사인에서 추천하는 책 정보도 얻습니다. 여기에서 얻은 정보로 구입했는지는 기억이 선명하지 않지만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노동의 배신’을 다 읽은 날에 시사인의 기사 ‘지하철 멈춘 자리에서 마음이 덜컹거린다, 이상원기자’를 읽었습니다. 두 기자(바버라 에런라이크도 기자라고 합니다. 그녀가 저임금 일자리를 체험한 후 그 기억을 정리..

매일 에세이 2021.08.26

오늘의 묵상 : 신앙은 욕망을 바꿉니다.

오늘의 묵상 : 신앙은 욕망을 바꿉니다. 잠언을 읽고 있습니다. 묵상을 하려고 해도 그저 좋은 말만 있어서 묵상도 심상합니다. 지난날 제가 살아온 태도가 아직도 강건합니다. 옛날 같으면 이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왜 그저 좋은 말만 나열한 이런 글을 읽고 있니?” 그렇습니다. 전 같으면 읽다가 덮을 글들입니다. 아직도 묵상이 심상한 이유입니다. 정직과 성실을 강조하는 사회는 정직과 성실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새마을 노래 가사는 우리가 잘 살지 못하기에 애타게 노래하며 소망하는 말입니다. 과거 저는 잠언이 강조하는 진리보다는 현실을 살아낼 기술을 찾아 배우고 익혔습니다. 잠언의 충고는 이 세상에는 없는 것을 애타게 간절히 있기를..

시사in읽기 : 백신 부작용 의심되면 이렇게 하세요(714호 김연희 기자)

시사in 읽기 : 백신 부작용 의심되면 이렇게 하세요(714호 김연희 기자) 무주에 있는 밭에 지난 어린이날 수수 모종을 심은 후 골에 풀이 잔뜩 나서 내려갔다. 아침 6시 밭으로 가니 풀도 풀이지만 심었던 수수 모종이 많이 죽었다. 나중에 원인이 두더지가 판 굴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뿌리 밑으로 굴이 생기니 뿌리가 활착을 못하고 말라죽는 것이다. 수수 모종을 보충해서 심는 작업과 밭고랑 사이 키 큰 풀을 대충이라도 베고 제초제를 뿌리는 작업이 하루 만에 끝날 일은 아니었다. 오후 1시나 되어서야 도저히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어서 집으로 돌아와 누웠다. 그냥 쉬는 것보다 머리라도 깎자고 이발소를 가니 다행히 손님이 없어서 머리를 깎는 가위 소리와 함께 잠을 청한다. 행복도 같이 찾아온다. 시골 이발..

매일 에세이 2021.05.26

시사in읽기 : 배이상헌 교사 사건은 무슨 교훈을 줄 것인가(695호 이상원 기자)

시사in읽기 : 배이상헌 교사 사건은 무슨 교훈을 줄 것인가(695호 이상원 기자) 광주의 중학교 도덕교사 비이상헌씨는 2019년 6월 학생들의 신고를 받은 교육청이 자체 조사 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여 조사를 받아왔다. 배이 교사는 이 과정에서 직위해제됐다. 그런데 사건을 수사해 온 광주지방검찰청은 제기된 범죄사실들에 대해 모두 “혐의 없음”이라고 결론 내린 것에 반해 광주광역시교육청징계위원회(광주교원징계위) 판단은 달랐다. 배이상헌 교사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두 기관이 상반된 결론에 도달한 ‘과정’이다. 검찰 불기소결정서와 징계위 징계의결서에는 이른바 ‘스쿨 미투’에 대응하는 두 기관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 공주교원징계위는 교사 발언에 대한 ‘학생의 불쾌감’을 최우선..

매일 에세이 2021.01.15

트럼프는 가도 ‘트럼프 시대’는 남는다. 시사in읽기 천관율 기자

트럼프는 가도 ‘트럼프 시대’는 남는다. 시사in읽기 천관율 기자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해도, 아직 바이든의 승리가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트럼트가 자기에게 주어진 법적 권리를 이용해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도 속수무책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사인의 천관율 기자의 기사가 도움이 되어 정리한다. 1. 트럼프의 4년은 반짝 해프닝이 아니라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 정치가 소유의 문제를 다루는데 실패하면서 나타난 거대한 흐름이다. 피케티를 통해 트럼프 시대의 진정한 의미를 들여다본다. 2. 트럼프 시대의 요체는 이렇게 압축할 수 있습니다. 가난하고, 뒤처지고, 소외된, 인종과 젠더 말고는 비주류에 속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우파에 투표합니다. 그 결과 ‘고소득자(이들은 ..

매일 에세이 2020.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