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휴먼 스테인 1. 필립 로스 장편소설. 박범수 옮김.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9

무주이장 2025. 4. 1. 17:08

 전집에서 고른 책을 읽은 것이 아주 오래전입니다. 아버지께서 계몽사에서 발행했던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을 없는 돈을 털어 책을 좋아하는 제게 월부로 사서 주셨습니다. 모두 50권으로 된 전집이었습니다. 그때가 중1이었는데, 다 읽은 책들을 버리지 못해 고등학교까지 가지고 있다가 외삼촌이 어린 조카에게 주고 싶다고 해서 삼촌이 갖고 계시던 세계명작전집과 바꿨습니다. 삼촌과 교환한 세계명작전집은 아직도 제 서가에 꽂혀 있습니다. 종이를 아래위 두 칸에 나눠 세로로 인쇄된 두껍고 오래된 책입니다. 두 전집 모두 다 읽었습니다. 제가 그 뒤로 세계명작을 보지 않은 것은 두 전집 때문입니다. 그 뒤로도 간혹 단행본으로 출간된 두 권(카라마조프의 형제들), 혹은 세 권짜리(전쟁과 평화) 소설을 읽기도 했지만 드물었습니다.

 

 문학동네에서 전집으로 펴낸 책은 도서관에서도 별도의 서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청구기호로 책을 찾았더니 일반 서가에 없습니다. 도서관 사서 직원에게 물었더니 전집이라 별도로 정리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은 오늘 나무위키에서 검색 기준으로 256권까지 목록이 존재합니다. 슬쩍 흘려보니 읽은 것보다는 읽지 못한 책들이 줄을 잇습니다. ‘도전이 됩니다만 실제 도전을 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필립 로스는 1933년 미국에서 출생했습니다. 돌아가신 제 아버지 연배입니다. 제게 익숙한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가 1820년 대 출생한 작가이니 제가 읽었던 세계명작문학과 지금 출간된 세계명작문학의 작가는 아마도 100년 정도의 간극이 있는 듯합니다. 어떤 연유로 필립 로스를 알아 책을 빌렸는지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 두 권중 이제 일 권을 막 읽었습니다. 스테인이 스테인리스에서의 그 스테인인지 확인하려고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영화부터 소개를 합니다. 포스터를 본 기억이 났습니다. 책을 읽은 후 영화도 볼 생각입니다.

 

 휴먼 스테인의 일권은 주인공 콜먼 실크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 그의 고민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지 잔잔한 호수의 물결같은 이야기가 쓸쓸하게 이어집니다. 그러다 호수에서 파문이 일고 잔잔했던 물결이 출렁이듯 갈등이 나타납니다. 이야기가 지루하던 중 콜먼이 어머니와 형제들과 의절을 하거나, 자식들이 아비의 연애에 대해 오해를 잔뜩 하고도 직접 사실 여부를 물어보지 않고 지레 아비를 판단한 불신에 콜먼과 마찬가지로 저도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큰북을 두드리는 소리라기보다 모루를 쇠망치로 두드리듯 리드미컬하지만 묵직하게 가슴을 치는 둔탁한 충격이었습니다. 거기까지 읽었습니다. 이야기는 이제 이권으로 이어집니다. 일권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책과 달리 이 글에서 이권의 독후감을 기다릴 박진감이나 궁금함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했겠지만, 그래도 이권으로 독후감은 이어질 예정입니다. 혹시 궁금하신 분은 책을 읽으시는 즐거움을 누리시길 권합니다.

내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