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금융위기. 최용식 지음. 도서출판 새빛 간행 3

무주이장 2023. 6. 7. 11:52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경제위기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경제학이 무능해서 그렇다는 주장을 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의 중추인 가격이론은 주식시장에서조차 아무런 쓸모가 없다. 주식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수이고, 주식에 관한 정보는 다른 어느 시장보다 더 값싸게 그리고 더 짧은 시간 안에 거의 완벽하게 얻을 수가 있다. 이처럼 현 경제학의 완전경쟁과 일반균형의 전제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자 중 어느 누구도 가격이론에 입각해 투자하지는 않는다”라고 주장합니다.

 

  소득이론도 무능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합니다. “현재의 소득이론은 경기가 호조일 때는 계속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경기가 부진할 때는 계속 부진할 것으로 예측할 수밖에 없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모든 경제예측 모델들은 하나의 함수식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런 하나의 함수식은 하나의 벡터만을 도출할 수 있고, 하나의 벡터는 그 방향과 속도가 일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재의 소득이론은 재정적자 정책이 재정승수만큼 소득을 증가시켜 국내경기를 상승시킨다고 가르치지만, 현실은 이 이론을 부정한 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자세한 설명은 책을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밖에 통화금융이론은 경제에서 일어나는 통화금융 현상을 제대로 읽어내거나 진단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고, 이자율의 변동은 더더욱 예측해 낼 수가 없다. 국제교역과 환율의 이론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경제학이 현실경제에서 실용성이 거의 없게 된 이유를 20세기 내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지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양 체제에서의 경제학이 서로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논리적 엄밀성과 과학적 타당성 경쟁을 했기에 실용성을 갖춘 경제학의 진화를 가로막았다”라고 설명합니다. 이거 책을 읽다가 점점 난관에 부딪힙니다. 그럼 경제학 이거 어디다 쓸까요? 저자는 무능한 경제학이라고 해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낭패한 마음을 다독입니다.

 

  가상화폐를 예로 들어 경제학의 통화금융이론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내용만이라도 충실히 공부했다면, 가상화폐가 결코 화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면서 법정화폐 대체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으며 앞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통화금융정책은 국가경제의 경영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특히 케인즈의 재정적자 정책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남으로써 거의 유명무실해진 뒤에는, 통화금융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설명에는 공감이 갔습니다. 부동산을 움직이는 것은 수요과 공급이 어쩌고 저쩌고 보다는, 노인 세대가 늘어나서 수요가 어쩌고 저쩌고 보다는, 여기는 전망이 있는 곳이고, 저기는 집값이 안 오를 지역이라는 설명보다는, 전세금대출제도로 돈을 대주고, LTV, DTI라는 어려운 말로 집을 살 돈을 더 빌려준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집값을 올리는 방법은 전세금반환을 위하여 저리로 임대인에게 돈을 대주기만 하면 될 것도 같습니다. 문제는 그 많은 돈이 풀리면 그다음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경제현상이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가 문제일 뿐이겠지요. 결국 경제학의 근본 원리는 불변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저자도 경제병리학을 설명하면서 경제학의 원리를 이용해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85~97)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