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 경제병리학이 없는 이유
경제학의 롤모델인 생물학에서는(이것 처음 들어보는 말입니다. 이래서 책을 읽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사실 책보다는 사람을 직접 만나서 들으면 좋을 텐데, 월급쟁이가 직장을 이탈해서 다른 직종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한정되어서 어렵습니다. 그러니 차선으로 책을 택하는 것이지요.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학교에서 공부할 때가 가장 좋은 시기라는 말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것 때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생리학보다는 병리학이 훨씬 더 발전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생리학은 한 과목이지만 병리학은 여러 분야에서 아주 깊이 발전해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인체보다는 훨씬 그 기능이 뒤떨어지는 경제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학에는 병리학이 아직껏 수립되지 않았다고 저자는 안타까워합니다.
“물론 경제학에는 경제병리학이 없지만, 일종의 경제병리적 현상인 경제위기라는 주제는 경제학계에서 다양하게 연구해 놓은 실적들이 있다. 우리나라가 1998년에 겪었던 외환위기, 2005년 말에 터졌던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주로 개발도상국들이 겪었던 외환위기와 재정위기 등등이 그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연구 사례들은 개별적인 것들일 따름이었다. 종합적인 연구 즉 경제병리학에 대한 연구는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라고 주장합니다. 저자가 경제병리학을 수립하겠다며 연구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내용을 알려줍니다.
“우선 모든 경제위기는 반드시 금융위기를 경유한다는 사실이다. 예외적인 사례는 좀처럼 찾을 수 없다. 그 이유는 경제변수 중에서 통화변수의 변동폭이 가장 크고, 이에 따라 그 영향력도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이미 독보적인 성과가 하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찰스 킨들버거가 1978년에 발간한 ‘광기, 패닉, 붕괴 – 금융위기의 역사’라는 책이 그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광기와 공포, 붕괴가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가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23~128쪽)
저자는 각각의 필연적인 이유들과 그 경제원리들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 결과 “광기는 수요의 시간이동에 의해서, 공포는 수요의 시간이동에 따른 수요의 공동화에 의해서, 붕괴는 신용파괴원리의 작동에 의해서, 붕괴에 따른 경제재앙의 발생은 경제의 선순환 기능이 반대로 작동하여 경제의 역기능을 초래함으로써 일어난다는 경제원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라고 정리합니다. 이제 경제병리학의 작동원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용어를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수요의 시간이동’과 ‘수용의 공동화’ ‘신용파괴원리’라는 용어는 기존 경제학의 용어를 이해하면 이해가 가능한 용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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