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백과. 박원만 지음. 들녘 간행
책은 ‘유기농 채소 기르기’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제가 구입한 책은 초판이 2007년이고 초판 4쇄가 2009년인 책이다. 그때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면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 문득 나에게 꿈이 있었다는 것을 소환했다. 갇힌 채 있었던 나의 꿈. 농부가 되는 것. 그 시작을 텃밭농사부터 하기로 했다. 다행히 집 근처 회사가 개발부지로 보유 중이던 밭이 있어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직원이 직접 토지를 관리하겠다고 하니 회사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토지를 관리하던 직원으로부터 인수를 받고 시작했다. 농부의 꿈을 기억하기 전에는 그 땅에 대한 어떤 관심도 없었지만, 생각이 바뀌니 행동이 달라졌다.
이 책은 저자가 10년 동안 텃밭을 가꾸면서 참고한 책이 일본 책을 그대로 번역한 책이라서 우리나라의 실정과는 달랐던 경험, 지역이 달라 재배방법을 적용할 수 없었던 어려움 등을 겪은 후 결심하고 만든 책이다. 처음 텃밭을 가꾸려는 초심자에게는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저자가 텃밭농사를 처음부터 배우고 기록한 사람이기에 초심자에게는 가장 적합한 선생일 것이다. 600쪽 남짓한 책에는 그가 재배한 과정을 사진과 기록으로 정리했다. 텃밭농사를 하면서 이 책을 참고하면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책과 똑같은 내용이 나의 텃밭에서도 이상하리만치 그대로 재현된다. 유기농을 굳이 책처럼 고집하지 않으셔도 된다. 텃밭에서 퇴비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상추 등의 엽채류는 벌레도 사실 없으니 농약을 칠 일도 없다. 케일 같은 몇몇 엽채류에만 진드기 등이 낀다. 분변토(지렁이 양식장에서 나오는 지렁이똥을 말한다)를 얻으면 최고의 퇴비를 얻는 것이지만 그것도 찾기가 쉽지 않다. 저자도 10년의 경험이라고 하지만 이모작이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고작 10번의 경험만 했을 뿐이다. 시작하는 분은 책을 참고하시며 텃밭을 가꾸다 보면 일 년 이 년 다르게 실력이 느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점차 일머리가 터지고 꿈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농사는 배우기 가장 쉬운 일이라고 제가 아는 전문농군은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한번 배우면 잊히지가 않는다. 몸이 기억한다.
사람들은 제가 용인에서 무주를 오가며 농사를 짓는 것을 보고는 이런 말을 했다. “오고 가는 그 돈으로 사서 먹겠다” 쑥쑥 커가는 아기 같은 채소들이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을 보지 못해서 하는 말이다. 누가 아이를 돈으로 사겠는가? 내가 시작한 용인의 텃밭은 회사를 그만두면서 손을 털었다. 대신 무주로 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정리하고 실제 농사를 지으면서 책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지금도 난 이 표를 보고 파종시기를 정한다. 여러분과 공유한다. 이 표를 보시고 궁금한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면 책을 보시라. 제목처럼 백과사전이니 처음부터 읽으시지 않아도 좋다. 14년 이상을 책장에 두고 보는 책이다.
첨부 : 다른 작물 경험이 있으신 분은 저 표를 수정하거나 보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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