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금융위기. 최용식 지음. 도서출판 새빛 간행 11

무주이장 2023. 6. 9. 11:24

우리나라 경제정책 평가와 금융위기 타격의 최소화 정책

 

  저자는 20221013일 한국은행 총재의 말 "해외투자는 상투다. 국내투자로 돌아서야 한다"를   한마디로 환율이 국내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비로소 정확하게 인식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합니다. 20225월 이후, 경제변수 중에서 가장 큰 변동을 보인 것은 환율이라고 하면서 윤석열 정권이 환율을 끌어올려 수출을 증가시키고, 수출증가가 국내경기를 상승시키자는 경제정책을 펼쳤다고 설명합니다. 그 결과 환율이 급등합니다. 이런 환율의 급등은 필연적으로 환차손을 일으켰고, 환차손이 발생한 국내자본과 해외투자자들은 우리나라를 떠나 미국 등의 해외시장으로 유출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경제에 유동성이 부족해졌다는 말입니다. 저자는 심지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린다"는 표현을 합니다. 책에서는 설명을 않고 있지만, 최근 15개월 동안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미국 연준의 금리보다 한국은행 기본금리가 오히려 더 낮습니다. 자본 유출이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날 위험도 상존합니다. 저자는 금융위기가 우리를 때릴 때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책을 제시합니다. 신용파괴원리가 작동하면 안 되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2008년 말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첫째, 무엇보다 먼저 미국과 중국은 정치적 및 경제적 분쟁과 대립을 자제하라고 합니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안정될 때까지라도 휴전을 권합니다(최근 히로시마 G7회의에서 미국 대통령 날리면은 중국과는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중국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낮출 것처럼 말을 했습니다. 말과는 달리 미국과 중국의 교역량은 실상 늘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우리 대통령의 어퍼컷은 중국을 향하고 있지만 헛방이 되어 우리 턱을 때릴까 걱정입니다. 대중국 무역적자가 늘어만 가고 있다고 합니다. 어퍼컷은 잘못 쓰면 반격을 초래하는 권투에서의 공격법입니다. 아세안과의 교역도 줄고 적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오늘(23.6.9) 또 들었습니다.

 

둘째, 미국은 고금리 정책을 기조로 한 강달러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FRB 의장은 물가가 잡힐 때까지는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사실 최박사의 충언, 조언을 우리나라에서도 잘 안 듣는데 미국 FRB 의장에게 말한다고 들을 것은 아니지요?)

 

셋째, 경상수지가 대규모 적자인 일부 국가에서는 벌써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다른 나라들로 전염되는 것을 어떻게든 차단하는 방책을 마련하라고 합니다. “어떻게든이라는 말에서 방법이 없을 것 같다는 절망과 염려가 스며듭니다.

 

넷째, 장차 외환위기의 전염이 조만간 전 세계에 확산되면 경제의 악순환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질 것이므로 G20이 공동으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적절한 정책의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2008년 프로펠러 달러를 뿌리고 양적완화를 했던 시절로 가자는 말인데그러면 다시 돈이 풀려 부동산과열과 거품이 또 낄 것이고그럼 다시 미국은 물가를 잡기 위하여 금리를 올릴 것이고… 되돌이표를 따라 합창이 끊기지 않을 듯 저는 그만 소음 속에 갇혔습니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로서는 환율의 급등이 가장 심각하게 국가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으므로 이 문제부터 해결하고 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경기의 하강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합니다. 다른 주요 국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설명에 갑자기 우리 대통령이 떠오릅니다. 저자의 주장에 동참하여 벌써 미국 일본과 가치동맹을 맺어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에 미치니 믿음직스럽습니다.

 

  오늘(2023.6.8.) 반도체시장은 전쟁터라며 민관이 함께 대응하자고 대통령이 반도체 대책회의에서 말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제 정신이 조금 들었는지, 아니면 전쟁터에서 왕초인 미국의 지시를 따르자는 말인지 조금 더 두고 봐야 알 듯합니다. 미국은 우리 반도체를 중국에 팔지 말라고 했다는데, 대통령의 말이 어떤 뜻인지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삼성이 정권을 바꾸는데 일조를 단단히 했다는 소문이 있던데삼성은 좋겠습니다. 저는 삼성이 잘 되어도 좋고, 삼성이 죽을 쒀도 기분은 좋을 듯합니다. 열심히 바꾼 정권에 뒤통수를 맞는 것은 선택에 따른 책임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요(이 말은 기분학적으로 말하는 것이니 새겨듣지 마시기 바랍니다. 씨바~처럼 말 끝에 붙는 아쉬움 비슷한 말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돌고 돌아 원형의 전설에 갇힌 듯합니다. 국제수지가 좋으려면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가져야 하고, 물가를 안정시켜 경기를 좋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면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며 우리 돈의 대외가치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국가정책은 국제경쟁력의 상승을 위해 적절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합니다. 환율변동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비용도 만만치 않고 위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은 기업이 할 일입니다. 기업을 지원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지(제가 9문제는 환율이다에서 책을 읽어 보시라고 권유한 것은 저자가 기업을 지원하는 방법을 경험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싫어할 방법이지만 일리가 있다고 저는 믿었습니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그리고 환율을 적정선에서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지(책을 꼭 읽어보세요. 요약하면 기업을 괴롭혀야 살려고 발버둥 치고 그래야 경쟁력이 생기고 등등인데… 자세히 설명하면 글이 길어집니다),

 

  미국의 강달러 정책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어떻게 하면 조정할 수 있는지, 그것을 우리나라는 할 수 있는지, 다시 말이 길어집니다. 어쨌든 저자는 경제학자로서 현재의 세계 경제가 위기상태라고 합니다. 경제학 이외의 정치, 사회, 군사, 문화적 갈등은 경제학자가 언급할 영역이 아니라고 말할 텐데, 경제적 위기는 경제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경제위기를 진단한 경제학이 제시한 해결책은 경제학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모순에 빠졌습니다. 이 책을 읽고도 속이 답답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끝.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