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프 슈테르처 5

제정신이라는 착각. 필리프 슈테르처, 유영미 옮김. 김영사 간행 6

예측 기계 뇌가 하는 일 진화의 명령은 ‘현실과 일치하는 세계를 구성하라!’는 것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 가능성이 극대화되도록 세계를 구성하라!’는 것입니다. 현실과의 부합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얘기는 앞에서도 했습니다. 뇌가 세상을 만들어내는 기준은 그것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가령 어떻게 하면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실수를 피할 수 있는가도 기준이 되고,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잘 기능할 수 있는지 하는 문제도 현실에 맞는지 세심하게 비교하는데 필요한 노력이 적절한지 하는 질문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뇌는 이런저런 기준을 고려해 진화의 명령이 따르는 한도 내에서 현실에 부합하는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생존과 번식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기에 인식적 비합리성이 생겨납니다. 이것은 ..

매일 에세이 2024.03.06

제정신이라는 착각. 필리프 슈테르처, 유영미 옮김. 김영사 간행 5

예측 기계 뇌는 안전이 목적이다 뇌가 정말로 예측 기계라고 할 때, 뇌의 예측은 확률만을 기준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로지 확률을 기준으로 예측한다면, 우리는 완벽하게 인식적-합리적 존재일 것입니다.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을 찾는 것이고, 다른 것을 추구한다면 좋은 과학이 될 수 없습니다. 뇌는 진실을 찾는 것(만)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생존과 번식에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으면 진실성이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예측 처리 이론은 예측과 감각 데이터를 비교할 때 특정 감각 데이터가 특정 자극에 의해 발생할 확률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자극이 개인에게 갖는 ‘중요성’에 더 가중치를 두는 듯합니다. 부정적 형태든 긍정적 형태든 어떤 자극에 대한 개인의 중요성은 예측 정확성을 평가하는데 영향을..

매일 에세이 2024.03.06

제정신이라는 착각. 필리프 슈테르처, 유영미 옮김. 김영사 간행 4

뇌는 예측 기계 저자는 뇌의 기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것을 추천합니다. 새로운 시각이 생기면 인간의 생각(가령 확신 같은)과 생각의 오류(가령 망상 같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뇌는 머리뼈 안 깜깜한 공간에 갇혀 있습니다. 뇌는 신경임펄스 형태의 활성 패턴만 활용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이런 패턴들은 감각기관에서 보내오는 신호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런 신호는 전혀 바깥세상에 대한 현실적인 상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뇌는 감각기관이 공급하는 제한된 정보만 얻는데, 이런 정보는 여러모로 단편적이고 신뢰할 수 없으며, 다의적입니다. 책에서는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뇌가 활동하는 패턴을 간단히 설명합니다. 이 설명을 통하여 중요한 두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학습된 지..

매일 에세이 2024.03.06

제정신이라는 착각. 필리프 슈테르처, 유영미 옮김. 김영사 간행 3

비합리성의 진화: 오류 관리 이론 우리가 합리적인 확신을 가지려는 이유는 생존하고 번식하는 가능성을 높이려는 것에 있습니다. 가능한 한 진실에 가까운 세계상을 만들 때 우리의 적합성에 이로울 것이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확신의 진실성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현실을 평가할 때 가능하면 실수를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실수가 생존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모든 실수가 똑같은 무게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잘못된 확신을 지녀도 그것이 그리 큰 피해를 가져오지 않을 때도 비합리적 확신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총을 믿으면 안 될 게 뭡니까? 한 걸음 더 나아가 비합리성 경향이 긍정적 의미로 적응적일지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심어진 비합리적 사고의 경향이 생존과 번식에 유익이..

매일 에세이 2024.03.06

제정신이라는 착각. 필리프 슈테르처, 유영미 옮김. 김영사 간행 2

비합리적 확신 메커니즘: 심리학, 진화정신의학, 신경정신학의 설명 비합리성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실용적인 경우로 성경의 창조론을 믿는 것이 예입니다)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진 확신이 합리적이고 사실에 토대한다고 느낍니다. 종종 스스로 속는 듯합니다. 이런 착각은 심리학에서는 아주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심리학은 사고와 판단에서 오류를 저지르는 경향을 ‘인지 왜곡’이라 합니다. 인지 편향 또는 인지 착각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는 우리가 생각에서 체계적인 실수를 저지른다는 뜻입니다. 체계적이라 함은 이런 실수가 무작위적으로 여러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늘 특정 방향으로 향한다는 뜻입니다. 인지 편향은 확신을 형성하는데 중요할 뿐 아니라, 일단 한번 생긴 확신을..

매일 에세이 2024.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