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869

위축과 당황의 차이(말콤 글래드웰,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에서…)

위축과 당황의 차이(말콤 글래드웰,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에서…) 테니스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심 고문님과 제가 테니스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스코어는 5:1 심 고문님이 이기고 계십니다. 그런데 심 고문님이 몇 개의 공을 실수하면서 5:2 스코어가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5:5 무승부로 끝납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요? 보기입니다. 1번, 심 고문님이 당황했다. 2번, 심 고문님이 위축되었다. 위축은 모호하고 두리뭉실한 개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구체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4개의 상자를 두고 X자가 나오면 각 상자에 해당하는 버턴을 누르게 하는 실험에서 미리 X자가 나오는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반응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고 합니다. 이를 ‘명시적 학..

매일 에세이 2020.12.28

책 읽고 정리하기 : 말콤 글래드웰의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WHAT THE DOG SAW)

책 읽고 정리하기 : 말콤 글래드웰의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WHAT THE DOG SAW) 1.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읽는 이유 ‘아웃 라이어’를 읽은 후 세상을 이해하는 시선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였다. 책을 읽은 후 10년 남짓 지난 지금도 기억나는 그의 글 중 하나는, 동년배보다 뛰어난 운동선수들의 존재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우수성이 타고난 천재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동년배보다 일찍 태어나, 늦게 나온 애들보다 지능이나 체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캐나다의 하키 선수들의 생일을 비교해 생일이 빠른 선수들이 늦은 선수들보다 실력이 빼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같이 하키를 시작한 동년배들의 생일을 비교해보면 심할 경우 11개월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

매일 에세이 2020.12.28

(시사in읽기,690호) ‘새로운 공항을 둘러싼 정치와 비전의 드라마’(천광율 기자) 메가시티 이륙하는 허브공항 될까(김동인 기자)

(시사in 읽기) ‘새로운 공항을 둘러싼 정치와 비전의 드라마’(천광율 기자) 메가시티 이륙하는 허브공항 될까(김동인 기자) 내 고향은 부산입니다. 경기도로 이사 온 것도 20년이 다 되었지만 처음 이사 온 후 6년 정도는 향수병에 고생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아내는 수도권의 생활에 금방 적응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나는 향수병이 심해지면 차를 몰고 부산 근처 바다로 가서 하염없이 바다를 보며 향수를 달래고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제가 직장을 옮긴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부산에서는 더 이상 직장을 구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부산의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라고 기억합니다. 당시 부산을 운전해서 가다 보면 천안까지 뻥 뚫린 고속도로는 천안을 지나면 조금 좁아지고, 부산에 가까이 가면 좁고..

매일 에세이 2020.12.10

부산 영도 흰여울 마을 탐방기

부산 영도 흰여울 마을 탐방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다. 중학교를 다니면서 사춘기를 통과했습니다. 부모님에게 소용도 없는 불평을 많이 했습니다. 많이 가난했지요. 그렇다고 하루 세 끼를 못 먹은 적은 없지만, 매일 한 끼 정도는 늘 수제비나 칼국수를 먹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서 한 번도 음식을 불평한 적은 없었지만, 늘 궁핍감을 느꼈습니다. 친구들의 집을 방문하는 일이 있는 날이면 궁핍감은 더 컸습니다. 비교대상이 있었기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주눅이 들고는 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궁핍감이 저의 자신감을 많이도 해쳤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하면서 저의 궁핍감을 친구들에게 하소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형편이 적어도 학교 내에서는 중상층이거나 상층부에 속한다는 것을 알..

매일 에세이 2020.12.03

시작이 반이다.

시작이 반이다. 1. 한국인 의식구조의 선진성 코로나19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평소에 선진국이라며 부러워하던 나라들의 민낯을 보았습니다. 평소 선진국이라며 자부심을 갖던 자신들도 깜짝 놀랐는지 당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월 프랑스 경제지 레제꼬에 기고문을 썼던 비르지니 프라델이란 변호사는 한국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위치추적을 하는 것은 감시와 고발이 일상화 된 나라여서 가능한 것이고, 프랑스가 한국을 따라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으로 반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후를 보면 프랑스는 국민들의 이동을 강제적으로 막는 시책을 펼쳐 코로나19의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했고, 지금 2차 대유행을 맞이해 다시 락다운, 통행금지 등을 시행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인들은 다른 유럽인들과 마..

매일 에세이 2020.11.23

음악의 힘을 믿는 자가 좋은 곡까지 써내면 : 시사in 읽기, 배순탁

음악의 힘을 믿는 자가 좋은 곡까지 써내면 : 시사in 읽기, 배순탁 음악을 소개하는 지면이 시사in에 1면 있다. 여간해선 잘 읽지 않으려고 한다. 음악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평론이랍시고 썼다고 생각할 정도로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전적으로 나의 능력의 부족 때문이지 배순탁 씨의 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이 지면을 통해 소개되는 음악을 듣는다.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음원을 쉽게 찾을 수가 있기 때문에 도대체 왜 이런 찬사를 듣는가 궁금해서였다. 그러다 뻥 가슴을 치는 음악이나 화면을 접하고는 배순탁 씨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Seafret이라는 영국 출신 포크 2인조란다. Seafret이 부른 ‘Wildfire’를 다룬 기사가 ..

매일 에세이 2020.11.19

트럼프는 가도 ‘트럼프 시대’는 남는다. 시사in읽기 천관율 기자

트럼프는 가도 ‘트럼프 시대’는 남는다. 시사in읽기 천관율 기자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해도, 아직 바이든의 승리가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트럼트가 자기에게 주어진 법적 권리를 이용해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도 속수무책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사인의 천관율 기자의 기사가 도움이 되어 정리한다. 1. 트럼프의 4년은 반짝 해프닝이 아니라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 정치가 소유의 문제를 다루는데 실패하면서 나타난 거대한 흐름이다. 피케티를 통해 트럼프 시대의 진정한 의미를 들여다본다. 2. 트럼프 시대의 요체는 이렇게 압축할 수 있습니다. 가난하고, 뒤처지고, 소외된, 인종과 젠더 말고는 비주류에 속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우파에 투표합니다. 그 결과 ‘고소득자(이들은 ..

매일 에세이 2020.11.13

백신 거부자들 그들은 범(凡)인이다. 시사in읽기 천관율 기자

백신 거부자들 그들은 범(凡)인이다. 시사in읽기 천관율 기자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기사로 인하여 독감 예방접종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에 대하여 천관율 기자가 쓴 기사가 있어 정리해 본다. 1.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자 숫자는 의미있는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 10월26일까지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1468만명이다. 해마다 10월에 사망하는 숫자는 평균 25000명쯤 된다. 이러면 ‘접종 후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게 오히려 통계적 기적에 해당한다. 10월22일 이후로 백신 접종 후 사망 기사가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는, 백신 부작용 사망으로 볼 근거가 나오지 않아서다. 2.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독감 바이러스보다 독감 백신을 더 심각한 위협으로 느끼는가? 백신을 두려워하도록 ..

매일 에세이 2020.11.11

상수 인생, 변수 인생

상수 인생, 변수 인생 옛말에 칙간(측간)과 사돈댁은 멀수록 좋다고 합니다. 칙간이란 것이 지금과 달리 집안에 두지 못한 것은 재래식, 푸세식이라 냄새와 위생문제가 있어서이고, 사돈댁이 멀수록 좋다는 말은 결혼한 아이들의 관계에 따라 사돈 간의 관계가 본인들의 의지와는 달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결혼한 아이들이 싸우면 어른들이 그 싸움에 끼어들기 십상인 것이죠. 상수와 변수라는 수학용어가 있습니다. 상수를 검색하면 1. 어느 관계를 통하여 변하지 않는 일정한 값을 가진 수나 양 2. 정하여진 운명 3. 물질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표시하는 수치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와 달리 변수는 1. 어떤 정세나 상황의 가변적 요인 2. 어떤 관계나 범위 안에서 여러 가지 값으로 임의로..

매일 에세이 2020.11.05

내 집 개 ‘삼식이’에게 갖는 유감

내 집 개 ‘삼식이’에게 갖는 유감 삼식이가 나를 본 체도 안 한다. 심지어 안으려는 내 손길이 거슬리면 이빨을 드러낸다. 집에서 길러진 미니에쳐 슈나이저 강아지가 거의 방치된 걸 확인하고는 입양을 해서 데려온 녀석이 삼식이다. 피골이 상접한 녀석은 유독 먹는 것에 집착했다. 먹이고 운동을 시키는 역할을 담당한 것은 나였다. 무려 10년을 넘게 같이 뒷산을 올랐다. 대충 계산해도 200번이 넘는다. 녀석의 다리에 근육이 아직도 있는 것은 다 내 덕이다. 삼식이를 데려온 큰 애는 최근에야 삼식이를 데려갔다. 무려 13년을 우리에게 양육을 맡기더니,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애라며 데려갔다. 어쩌다 한 번씩 우리 집을 올 때 삼식이도 함께 온다. 반가운 마음에 부르지만 아는 체도 안 한다. 억지로 끌어안으면 거..

매일 에세이 2020.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