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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동물’이라는 말 왜 불편할까요(시사in894호). 최태규(수의사)

이 글을 쓴 최태규 수의사(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는 반려동물의 지위가 사람과 동격까지 올라서 대충 ‘아기’든 ‘아이’든 그렇게 불러도 크게 틀어진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 말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엄연히 다 자란 개는 강아지가 아님에도 개라 부르지 못하고 ‘강아지’로 왜 불리는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혹 뿌리 깊은 가부장제에 갇혀 ‘여성주의적 돌봄 관점으로’ 동물을 보지 않으려는 것은 아닌가 자기 검열(변명)을 합니다. 더 나아가 ‘옹이처럼 박힌 남근중심주의’라는 장황한 단어도 사용했습니다. 앞의 자기 검열은 이해가 되었지만, 뒤의 표현은 과유불급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칼럼의 요지는 개를 강아지라 부르며 돌보는 사람들의 폭력성과 그 대상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매일 에세이 2024.11.08

빈 옷장.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1984BOOKS 간행

이 책과 함께 읽고 있는 책이 안희연 시인의 산문집 “단어의 집”입니다. “빈 옷장”을 읽고 난 후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안 시인의 문구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모두 정성과 사랑으로 기도로 길러진 존재들이다.” (125쪽)  과연 그럴까요? 얼마 전 뉴스에서 30대의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40대의 아들도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같은 소식을 제가 잘못 들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이유는 ‘아버지의 폭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와 자기를 향한 아버지의 폭력에 대항했다는 설명입니다. 너무 극단적이 예인가요? 키운 부모와 양육된 자식 간에 오해는 늘 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지푸스의 돌처럼 부모와 자식의..

매일 에세이 2024.11.07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엘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어크로스 간행 2

천조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민주주의의 민주화 방안  이 책은 다른 나라의 상황도 예를 들지만 주로 미국을 설명합니다. 미국이 독립을 한 후 헌법을 만드는 과정부터 선거법과 시민권법이 어떻게 좌절을 겪었으며 인구가 작은 주들이 어떤 두려움에 근거하여 초기 제도를 만들어 지금 미국은 다수의 의견보다는 결국 소수의 주장이 관철되는 것인가를 설명합니다. 미국은 소수가 지배하는 사회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몇몇 중요한 제도는 소수의 지배를 떠받치는 기둥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기둥 중 하나는 선거인단 제도입니다.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거의 모든 주(메인과 네브래스카주를 제외한)는 승자 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 표를 할당합니다. 각 정당이 받은 각 주의 보통선거표를 합산하면 ..

매일 에세이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