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마주 보이는 밭에는 콩을 심었습니다. 매일 건너다보면 새들이 땅을 헤집고 심은 콩을 파먹고 있습니다. 원래 콩은 3개를 심는다고 합니다. 하나는 새들이 먹고, 하나는 땅속의 벌레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농부가 먹기 위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콩밭 주인은 새를 쫓느라 목소리가 갈라집니다. 아침 풍경입니다. 밭주인 입장에선 새들이 토끼처럼 여행하는 놈으로 보여 얄미운 겁니다. 오후에도 주인이 없으면 새들은 어김없이 방문합니다. 싹이 올라오고 있지만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콩을 먹기 위해서지요. 그러고 보면 새들이 고양이 뒤집어쓴 듯 태연합니다. 새를 나무라는 것이 옳은 지는 생각해 봅시다. 이야기가 잠깐 샜습니다. 내 양 떼에게 돌아갑시다. 호박을 키우면 머릿속에 한가득 있든 귀뚜라미들이 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