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국 2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산문, 열림원 출간.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산문, 열림원 출간. ​ 김애란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좋아했다. 산문도 그럴 것으로 짐작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2000년대 초에 발표한 글도 있는 것을 보면 작가의 나이 20대에 쓴 글도 있었다. 40대의 글을 찾아봤지만 2018년의 글이 가장 최근인 것 같았다. 초판이 2019년 인쇄되었다고 하니 30대의 글이 가장 최근이다. 내가 60을 넘겨서 그런지 그녀의 글에서 호기심을 가질 것이 별로 없었다. 아마도 다른 작가의 작품집에 수록한 글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작가가 소개한 다른 작가도 그렇게 깊이 알고 있는 작가는 아니었다. 글에 공감이 가지 않았다.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온 김애란의 책은 두 권이었다. 하나는 짧은 소설, 칼자국이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엄마의 칼자국이 패인 ..

매일 에세이 2022.07.19

칼자국, 김애란 소설, 창비 출간.

칼자국, 김애란 소설, 창비 출간. 자식은 애미와 영원히 같이 살 것처럼 까붑니다. 대들고, 미워하고, 애달파하면서도 사진 한 장 찍어 보관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간이 자기편인 것만 알지 엄마의 편이 아닌 것을 모르는 게지요. 내가 누렸던 시간과 엄마가 겪었던 시간이 달랐다는 것을 아는 때가 엄마를 영정 사진으로 보는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매개물이 엄마가 평생을 썼던 칼입니다. 그 칼은 아버지의 무능력을 견디게 했고, 아버지의 정부를 알면서도 참아내는 힘이었습니다. 딸을 나무라면서 “배때지를 쑤셔버리겠다!”는 연극적인 나무람의 바탕이 되는 사랑이었습니다. 엄마의 칼 때문에 딸은 진정으로 배곯아 본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리둥절해진 적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궁핍 혹은 넉..

매일 에세이 202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