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5

내 안의 역사. 전우용 지음. 푸른역사 간행 4

박력과 추진력의 어원을 찾는 역사 여행 추진력이란 어떤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힘을 말합니다. 제 아버지는 추진력이라고는 없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든 미적지근하게 일을 하시는 바람에 옆에서 지켜보는 제가 늘 불만이었습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가지 않으시는 분”으로 아버지를 평가했습니다. 남성다움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왜 했을까요? 선생의 설명을 인용합니다. “조선 사대부들이 숭상한 정신적 가치는 ‘기개’와 ‘지조’였다. 선비는 모름지기 범인이 따를 수 없는 기상을 지녀야 했으며, 선비의 마음은 어떤 압력과 유혹에도 흔들려서는 안 됐다. 선비가 마음을 다 잡는 것이 바로 지조다.” “조선은 문치를 숭상했기에, 사대부다움이 곧 남성다움이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일본 제국주..

매일 에세이 2023.10.13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4

승리의 경험 저는 운동경기를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직접 하는 것은 기회가 주어지면 즐겨 하지만 보는 것은 별로 흥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럽 축구를 보면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축구 경기장이 마치 전장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입니다. 건장한 체구의 선수들이 몸을 부딪히면서 골에 공을 집어넣는 과정에 튀는 땀과 긴장된 근육을 보면서 유럽 대륙에서 피를 튀기며 전투를 하는 전사들을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전장과 경기장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장에서 타인은 소멸의 대상입니다. 반면 경기장에서는 타인은 공존의 대상입니다. 둘이 비록 싸우며 경쟁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합니다. 이들 팀은 경기에 졌다고 소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계속 존재해야 경기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 간..

매일 에세이 2023.09.13

극한 갈등(High Conflict). 아만다 리플리. 김동규 옮김. 세종서적 5.

그러면 갈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4. 부패 넷째는 부패라고 합니다. 외교정책 전문가 레이첼 클라이펠트에 따르면 특히 민주국가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가 국가의 공모행위하고 합니다. 예컨대 파키스탄에서는 정보기관이 이슬람 테러단체에 돈과 무기를 제공하여 정치적 반대 세력과 싸우게 한답니다. 한편으로 정부는 이슬람 과격파의 위협을 강조하며 이런 예산을 정당화합니다. 부패가 전염되는 과정입니다. 지난 촛불집회에서는 맞불 집회가 있었습니다. 기무사가 맞불 집회에 대한 지원과 면담을 지속하겠다는 보고를 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기무사는 정치에 관여할 수 없는 기관입니다. 기무사의 부패행위가 유효했다면 우리 사회의 갈등은 당시 더욱더 치열했을 것입니다. 혹시 이번 참사에 대하여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개입하..

매일 에세이 2022.12.23

극한 갈등(High Conflict). 아만다 리플리. 김동규 옮김. 세종서적 1.

저자의 설명이 우리 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제가 어릴 때 들은 이야기입니다. 한국은 일본에 10년이 뒤졌고, 미국에는 20년 뒤떨어졌다는 말입니다. 후진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열망하며 그들을 부러워했지만, 그 간격이 너무나 멀어서 부러움 반, 열등감 반으로 했던 말이라 짐작합니다. 아만다 리플리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미국 사회가 반목이 심해 갈등이 고착화되고 고도화되었다는 염려일 것입니다. 저자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 후 “미국인은 수많은 정치적 사안에 합의를 이뤄냈으면서도 정치 성향에 따라 상대 진영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라며 “이 선거 결과를 놓고 친구나 가족과 아예 대화가 단절된 미국인이 무려 3,800만 명, 즉 전체의 10%에 이른다는 추산치..

매일 에세이 2022.12.23

마흔의 문장들, 유지현 지음, 타인의사유 간행 2.

다당제가 되면 나을까요? 저자는 인간이 지구 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진화한 생명체라고 믿고 싶지만, 인간도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물리적, 생리적 제약 속에서 타협하며 진화한 생물이다. 우리의 진화는 트레이드 오프 시스템, 즉 어느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가 늦춰지거나 희생되는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좋아 보이는 것을 전부 다 챙기는 식으로 진화한 게 아니란 말이다고 적고 있습니다. 지난번 촛불집회가 있고 탄핵정국이 터지면서 세계에서 유례없이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우리 국민들은 또 경험했습니다. 선거로 정권을 교체하는 경험에 이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는 경우에는 주었던 권력을 회수할 수 있다는 효능감이 만빵인 경험으로 우리 국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했습니다(물론 턱도 없는 말이라는 분들도 있다는 건 ..

매일 에세이 2022.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