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 소년들 2

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2.

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2. 세상에 악을 확장시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악의 한가운데를 지나가지?(S. 알렉시예비치의 법정 증언 중에서) 강풀의 웹툰 ‘조명가게’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강풀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만화였는데, 이게 처음에 볼 때 제법 무서웠습니다. 어두운 골목을 통과하고 조명가게를 가는데, 보는 저도 그 골목에 들어서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강풀이라는 작가는 무척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그린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런 호러물도 잘 그리는구나 감탄을 하던 중, 조명가게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역시! 하고는, 감복했습니다.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그의 자질과 성품에 감복했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그의..

매일 에세이 2022.06.22

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우리는 증오 없는 삶은 살지 못합니다. 증오 없이 사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알렉시예비치의 법정 진술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 사저 앞에서 진보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양산 시골마을의 시끄러운 집회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도 시위가 허용되는데 뭐 법과 원칙에 따라 어디서나 시위는 할 수 있다는 뜻의 말을 하자, 윤 대통령이 전 대통령의 양산 시골집 앞에서 일상적으로 있는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집회를 허용하고 장려하는 태도라고 생각하여 맞불을 놓는다고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라고 자칭하는 사람들도 같이 그들의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고 있답니다. 이래저래 윤 대통령의 집 앞은 더욱 소란합니다. 대통령의 말마따나 모두 법과 원칙에 따라 하길 바랍..

매일 에세이 202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