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2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이상국 시집. 창비시선 456 (4)

정치관이 다르면 싸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기심에 가득 찬 사람을 친구로 여기기 싫었습니다. 한두 개 사실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은 막혀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만나면 5분도 되지 않아 서로를 가르치다 말싸움으로 끝났습니다. 앞 사람의 말을 이어 내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는 단어는 고작 몇 개 가난했습니다. 세상 확 바뀌려면 나이 든 사람들이 생물적 소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결론이 너무 허술해 미덥지 못했습니다. 나이든 사람이야 오늘도 생기고, 젊은이라고 해서 꽉 막힌 친구가 없다고 자신하지 못하면서 속이 비틀어져 한 생각이었습니다. 세월의 버스를 타고 뒤로 물러나는 풍경을 보다 갑자기 제가 보였습니다. 이기심이 얼굴의 주름 곳곳에 숨어 있는 제 모습이 차창에 보였습..

매일 에세이 2023.11.22

“‘태움’도 해보니 힘이 들더라” 는 경험담

“‘태움’도 해보니 힘이 들더라” 는 경험담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이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 어려운 취업을 쉽게 하는 직종이 있더라. 간호사라는 직업이다. 전문성도 있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직업이니 호감도도 높다. 나름 급여 수준도 낮지는 않은 모양이더라.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는 직업이더라. 병원 내 선배와 후배의 관계가 서로의 지식과 기술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우애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특별한 일이면 사람 나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병원 여러 곳에서 목격되는 ‘태움’이 일상적인 일이라면 이건 분명히 시스템의 문제이다. 최근까지 ‘태움’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기사화되었다. 자살에 이르지 않은 ‘태움’은 얼마나 많을까. 최근 병원 신세를 지면서 병동 간호사가 ..

매일 에세이 2020.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