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만원이다’ ‘서울은 돈만 있으면 천국이다’ 청년시절 늘 듣던 서울의 얼굴이었습니다. 서울의 달을 이고 가난하게 살았던 마을은 이제 거의 모두 아파트 단지로 변했습니다. 출근길 신문을 사려고 돌아서는 순간, 성수역을 향하는 군중에 부딪혀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는 길을 거스른 저를 향한 비난의 눈을 잊지 못합니다. 그 눈빛에 튕겨 저는 서울에서 젊은 시절 짧게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조선시대 한양이니 구경할 거리도 많았을 텐데 그때는 광화문도 창덕궁도 덕수궁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항상 유심히 보았던 것이 있었으니 서울역을 나오면 보이던 숭례문입니다. 서울역에 처음 온 날 자연스럽게 고개가 젖혀졌던 고층건물과 함께 도로에 갇힌 남대문을 처음 보았습니다. 숭례문이라는 고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