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자마자 ‘안녕 주정뱅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찾았다. 소설집의 제목은 보통 작가의 소설 중 하나를 표지에 옮기는 것으로 여겼는데, 어제 읽었던 ‘아직 멀었다는 말’과 같이 한 책에 모은 소설들을 관통하는 의미를 담은 듯했다. 술을 먹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다. ‘봄밤’의 영경은 이혼 후 양육권을 가진 아이를 시댁에 빼앗기고 마시기 시작한 술에 의해 알코올중독과 간경화, 심각한 영양실조를 얻었다. 자신도 억제할 수 없는 술에 대한 집착으로 결국은 알코올성치매에 빠진다. ‘삼인행’의 주란과 규 부부와 같이 여행을 간 훈은 숙소에서 햄버거를 안주로 술을 먹는다. 여행에서 돌아가는 길에서는 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중에 식당에 들러 소주를 마신다. 집에 다시는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