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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번역이 되나요.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글 그림. 김서령 옮김. 시공사 2

호박 구덩이마다 호박이 자라는 것이 다릅니다. 이렇게 잘 자란 놈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성장이 더딘 녀석을 보면 바퀴벌레가 찾아온 듯 우울하고 미안해집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흙도 북돋우고, 퇴비나 비료도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 나이가 들어 수영하며 물먹기처럼 일을 못하지만 한 가지 일에 한정해 집중하면 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비록 테이블보로는 너무 작고 냅킨으로는 너무 큰 듯 일의 매조지가 엉성해도 작물은 약간의 정성에도 쉬이 감사하듯 대답하며 잘 자랍니다. 농사일은 말이면 말, 호랑이면 호랑이처럼 하면 됩니다. 한 번만 하면 모르는 일도 쉽게 배우고, 배운 걸 실천하면서 실력도 늡니다. 약간의 정성과 열심이면 떠돌이 난파선 같은 밭을 면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풀만 ..

매일 에세이 2023.06.16

인간 소외론

인간 소외론 살다 보면 공허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내가 할 일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경우가 잦습니다. 긍정적으로 산다고 하는데, 배신을 당한 듯 삶은 부정적이고, 사람들은 나를 피하고, 나는 사람들에게서 외면당합니다. 내가 삶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객체로 떠돌다 보니 영혼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럴 때, 소외를 느낍니다. 소외의 원인을 나는 공허한 말에서 찾습니다. 1. 묵언 수행 창세기 성경에서는 하나님은 소외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빛!”하시니 빛이 생겨났다. “물 한가운데 창공이 생겨 물과 물 사이를 갈라놓아라!”하니 그대로 되었다.’ 하나님의 말은 그대로 실현되었습니다. 비록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을 본떠 우리를 만드셨고, 세상의 모든 창조물을 다스리는 권능을 주셨..

매일 에세이 202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