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입적시 임진왜란의 파고를 어렵사리 넘어가게 된 은덕을 베푼 인물이 승병을 이끈 서산대사(휴정)라고 선생은 소개합니다. 서산은 하나의 승려로서, 하나의 사상가로서 매우 심오한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입적할 때 쓴 시만 보아도 그 인격의 깊이를 알 수가 있습니다. 그가 입적할 때, 대중들에게 설법을 한 후 자기의 영정(초상화)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그림걸개 뒷면에다 이렇게 썼습니다. 팔십년전거시아(八 十 年 前 渠 是 我) 팔십년후아시거(八 十 年 後 我 是 渠) 서산대사 최후의 찬란한 노을의 광채가 담긴, 이 서산의 생애의 모든 것이 압축되어 있는 시를 해석한다는 것이 여간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의(文義)는 매우 간단합니다. 다른 한자는 모두 아시는 것일 텐데, 渠가 문제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