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7

하얼빈, 김훈 지음. 문학동네 1

초라한 먹물들. 지워진 기억 속의 이 씨 왕가 국권을 상실하고 나라의 존망이 백척간두에 섰을 때, 권력을 가진 자들은 아무도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생각하는 것이라고는 어느 줄에 서야 목숨을 부지하고 나아가 부귀와 영광을 가질 것인지 골몰하였지요. 나라의 임금이 황제가 되었다고 국호를 대한제국이라고 붙이는 것도 허황한 짓이었습니다. 만약 임금과 신하들이 겉으로는 힘에 굴복하면서도, 뒤로는 항쟁과 독립을 위한 지원을 했더라면, 국권은 회복이 되지 않았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추억으로 그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고종이 헤이그에 밀사를 보내고, 아관으로 파천을 하는 일들이 무지막지한 일본에 대한 항쟁으로 기록되는 것이 황탄한 말이고 황잡한 말입니다. 말은 시간을 넘어 건너가지 못하고 책 속에서 ..

매일 에세이 2023.05.04

독서일기 : 인간이 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잘못인가?(마이클 샌델의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중에서 나오는 한 꼭지 글을 읽고서) 2

독서일기 : 인간이 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잘못인가? (마이클 샌델의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중에서 나오는 한 꼭지 글을 읽고서) 2 생명공학과 신격화 논란 그러나 하트만은 두 가지 근거에서 솔로베이치크의 종교인류학을 거부한다. 첫째, 하트만은 독단적 자기확신과 순종이라는 양극단 사이를 오가는 것이 영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인간적 경험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둘째, 그의 언약적 신학에서는 처음부터 그 양극단을 조정해놓는다. 인간의 지배에 대해 프로메테우스적인 전망만 갖지 않는다면, 오만한 도전을 시도하려는 유혹은 그가 일컫는 “권위주의적 종교의 궁극적 원칙”이라는 것에 의지하지 않고도 통제될 수 있다. 여기서 궁극적 원칙은 곧 신의 의지는 헤아릴 수 없다는 주장을 말한다. 하트만이 말하는 인간의 오만함을 ..

매일 에세이 2021.06.25

오늘의 묵상 : 잠언 25: 15~25 원수를 먹이라

오늘의 묵상 : 잠언 25: 15~25 원수를 먹이라 오래 참으면 관원도 설득할 수 있나니 부드러운 혀는 뼈를 깎느니라 (잠언25:15) 로마서 13장 1절에서 7절은 하나님이 주신 권세에 순종하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권세란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정당한 권세를 말하는 것이기에 현대를 사는 저도 바울의 이야기에 별 반감이 들지 않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주신 권세라고 주장하며 타인을 괴롭히고 억압하고 차별한다면 그 권세는 하나님이 주신 권세가 아니기에 우리의 순종 의무는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의 말씀을 해설한 매일성경의 구절을 읽다가 이를 어떻게 적용할까 묵상이 길었습니다. 일단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상급자가 지위와 권력으로 억누르려 할 때, 똑같이 힘으로 대항하지 않는 것이 지..

삼위일체 하나님이 궁금하다고?

삼위일체 하나님이 궁금하다고? 남들은 현직에서 밀려나는 현실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능력과 자질과 인격을 증명하는 내 친구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과 행운과 무엇보다도 사랑이 함께 하길 바란다. 오늘 이렇게 네게 글을 쓰는 것은 네가 궁금하다고 했던 ‘하나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이 어떻게 다른가?’는 물음에 대한 답을 나름 해보려는 뜻이 있어서다. 너의 질문이 진지하다는 전제 아래 짧은 지식이나마 내가 이해하는 하나님에 대하여 전한다. 1.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구약에서는 하나님이 직접 창조하신 인간에 대하여 불과 물을 이용하여 벌을 주시는 모습을 보이셔서 하나님은 인간을 벌주시는, 무서운 하나님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하나님을 본 적이 없다. 과연 하나님은 어떤 모습일까? 성경에서는 ‘하나님이 자기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