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장편소설, 문학동네 간행 소설의 문체가 힘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야기가 힘이 있는 것인지, 글을 읽으면서도 일자목이 주는 통증에 목을 의자에 기댄 채 책을 높이 들어 읽고 있음에도, 책을 쥔 손목에 힘이 잘 빠지지 않았습니다. 읽는 내내 힘을 얻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기분 요즘 잘 느끼지 못했던 든든함입니다. 책 속, 작가의 사진에서 좌우로 헝클린 듯한 머리 모양이 자유분방한 소설 속 주인공이 생각났습니다. 누구도 머리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시비 걸지 않을 가족들의 모습을 상상하라고 고른 사진은 아닐까 잠깐 엉뚱한 생각이 스쳤습니다. 심시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할머니로부터 가지가 뻗은 족보가 ‘심시선 가계도’라고 먼저 소개를 하면서 글은 시작합니다. 빌려온 책이라 직접 책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