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복도서관 4

Economics.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간행 1

경제는 중요합니다. 제가 말하는 경제란 먹고사는 일을 말합니다. 그러니 먹고사는 일을 연구하는 학문이 경제학이 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경제학자들의 설명이 공허하게 들립니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에서 가격이 결정된다고 배웠는데, 정부가 개입해서 주택 가격을 부양하는 억지를 부리면서도 경제 때문이라고 하고, 불안을 조성하여 무주택자들에게 집을 사도록 사기를 치는 것도 경제지들이 하는 일입니다. 부동산 경기를 띄우고, 건설사의 부도를 막기 위한 목적은 숨기고, 무주택자들을 위한다며 높은 주택 가격을 고집합니다. 속지 않으려면 알아야 합니다.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경제학에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전문가들 손에만 맡겨둘 수 없다.” (15쪽) 모쪼..

매일 에세이 2024.08.12

민낯들. 오찬호 지음. 북트리거 간행 1

숨겨진 신화, 헤르마프로디토스 세상을 살면서 참아내기 어려운 민낯들을 어쩔 수 없이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편해서 눈을 돌려 회피하려고 하지만, 아무리 눈길을 돌려도 눈길 머무는 그곳에 마치 여고괴담의 늘 옆에 있던 귀신 마냥 턱 버티고 있습니다. 소름이 끼칩니다. 몇 쪽 읽지 않다가 처음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옮깁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르마프로디토스(Hermaphroditus)는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특징을 모두 갖춘 신이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토스’ 조각상 앞은 늘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간 사회의 모습을 투사한 신화에 여성의 가슴과 남성의 성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신이 등장한다는 건 남성도 여성도 아닌 간성(intersex)으로 태어나는 사람이 아주 오래전부터..

매일 에세이 2023.03.29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김유진 지음. 토네이도 간행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김유진 지음. 토네이도 간행 ‘2021 용인시 올해의 책’이라고 하길래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나 선호도는 비슷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같은 잡지를 읽고 방송을 보며, 같은 정보를 얻어서 그런지 제가 읽고 싶은 다른 책은 예약을 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도 용인시가 작년, 선정한 책이라 호기심을 갖고 책을 열었습니다. 아뿔싸, 늙은이가 읽기에는 너무 내용이 신선합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늙은이는 조금은 꼬리꼬리 냄새가 나는 내용이면 좋은데, 너무도 희망차고 대단히 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이 왕성한 분들이 읽으면 좋을 듯했습니다. 나이 들어 새벽에 깨는 것은 누워 죽 먹듯 쉬운 일인 경우에 나의 하루는 ‘..

매일 에세이 2022.12.13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 안톤 숄츠 글, 문학수첩 출판.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 안톤 숄츠 글, 문학수첩 출판. 한때 이 세상에 진리가 있을까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과학적 사실도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만 사실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과학에서 나오는 말이니, 사회. 인문과학에서는 물어 무엇하겠습니까. 제가 배운 법학에서는 통설, 다수설, 소수설이란 목줄을 달고 이론을 펼칩니다. 공부하는데 애먹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박정희와 그를 추종한 군인들이 만든 교육이념이나 적이 아니면 아군이고 아군이 아니면 적이다는 양단을 자르고 흑백을 분리하며 회색은 간첩이라는 강요에 너무 절어서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까 의심을 할 때가 있습니다만 어쨌든 세상에 존재하는 진리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습니다. 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과거의 사건은 과거의 조건을 배제한 채 오늘..

매일 에세이 2022.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