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행 2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이종민 엮음. 모악 간행

41명의 시인이 자신을 흔든 시를 소개하는 산문집입니다. 당연히 시도 같이 소개됩니다. 워낙 시에는 과문한지라 부제처럼 ‘내 영혼을 뒤흔든 41편의 시’를 기대했지만 제 가슴은 뒤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목석처럼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혹시라도 아는 시가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백석의 ‘고향’을 소개한 손택수 시인, ‘흰 바람벽이 있어’를 소개한 안상학 시인, ‘백화’를 소개한 안도현 시인, ‘여승’을 소개한 유용주 시인은 모두 백석의 시를 소개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읽지만 시에서 그림이 그려집니다. 쉽게 읽히면서도 마음 한 구석을 먹먹하게 합니다. 시적 표현이 어떻다는 설명은 도저히 할 수 없지만 그저 읽으면 마음이 찡하거나 쨍해집니다. 최근 백석의 시집을 ..

매일 에세이 2024.05.09

정본 백석시집. 고형진 엮음. 문학동네 간행 1

우선 ‘정본’이란 말이 제목에 왜 붙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백석은 분단 이후 북쪽에서도 얼마간 작품활동을 했지만, 백석 시의 본령은 그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에 있다고 합니다. (4쪽) 백석 시에서는 방언과 고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모두 표준어로 바꾸면 시의 맛이 사라지고 맙니다. 이상적인 것은 원본에서 오자와 탈자, 편집과정에서 일어난 착오만을 고치는 것인데, 그 밖에 백석이 당시 제정된 맞춤법 규정을 충분히 수용하지 않아 일어난 표기의 혼란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백석 시의 원본에서 방언과 고어는 살리고 맞춤법 규정에 위배된 표기와 오 ∙ 탈자를 바로잡은 ‘정본’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시집에 ‘정본’을 붙인 이유입니다. (4~5쪽) 김연수의 소설 ‘일곱 해의 ..

매일 에세이 202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