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2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열림원 간행 2.

항상 모르는 게 있으면 알아야 하는 사람.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는 분. 이어령 선생의 글을 읽다보면 집요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생각을 하는 유일한 동물이 사람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도 있다는 생각에 저는 동의합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로 기억하는데, “사람이 사는 의미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스님이 하는 답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없어요. 그냥 사는 것이지.” 우리가 태어난 이유를 누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 때문이라고 구라를 풀기도 했고, 철학이 사람의 삶을 나름 설명하기도 하지만 어미와 아비가 만나 만든 자식의 삶이라는 것이 어미와 아비가 당초 깊은 뜻을 품었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듯이 갓 태어난 조막만 한 아이가 무슨 뜻을 가졌겠습니까. 주어진 삶을 사는 것일 ..

매일 에세이 2023.01.04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열림원 간행 1.

“아빠, 굿나잇!” 딸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아빠, 책상에 머리를 조아린 채 정신 빠진 아빠에게 인사를 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굿나잇, 민아.” 건성으로 대답합니다.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새가 지저귀는 듯한 딸의 예쁜 모습을 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아빠가 뒤돌아보기를 기대했을 딸을, 안아주기를 바랐을 딸을, 굿나잇 키스를 해주길 원한 딸을, 새 잠옷을 보고는 “예쁘구나.” 얘기해주길 머뭇거리며 기다렸던 딸에게 아버지는 뒷모습만 보여주고 맙니다. “어린 시절, 아빠의 사랑을 받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원했던 아빠의 사랑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였을 뿐이지 아빠는 저를 사랑했습니다.” 딸은 어느 인터뷰에서 아빠를 두둔했습니다만, 딸이 생각한 아빠의 사랑과는 달..

매일 에세이 202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