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쓰는 일이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은 짧은 이야기 한 편에 매달려 애를 써보면 알게 됩니다.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창작이 직업인 사람에게도 예외가 없을 것입니다. 시작은 재미있지만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시작이 별 흥미를 끌지 못하더니 갑자기 흥이 돋는 이야기도 있을 법합니다. 요즘처럼 비디오방을 가지 않고도 리모컨 하나만 있고 약간의 여유만 있다면 책 읽는 수고를 하지 않고도 썰을 푸는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만 재미있는 영화를 찾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나 영화감독이나 참 어려운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마시고 파이팅 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연예인 출근길에 얼굴 한번 보자고 따라붙는 팬들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은 에스컬레이션 되면 또 다른 감정으로 변할 수 있을 듯합니다. 손 가까이 두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수록 더 애틋하고 조금의 기회가 있다면 “도전”을 외치며 무모한 행동을 할 수도 있을 법합니다. 이런 팬들에 대한 이야기는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는 진부합니다. 젊은 시절 한 때의 열정이었다고 선배들은 후배 팬들을 보며 웃음을 흘리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스타의 이야기는 조금 생소합니다. ‘미저리’를 통하여 고통받는 스타의 이야기는 그래도 익숙하지만 납치당한 스타가 팬들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치는 ‘The Saint’, 성인의 반열에 이르러서는 당혹감을 느꼈습니다. 창작의 고통을 느끼기까지 하였습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극단적인 미친 사랑으로 합리화되고, 비극은 해변에서 광인과 만나 궁금증을 더합니다. 미쳐야 이르는 경지가 ‘성인’이라면 제목 ‘성소년(聖少年)’은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분명해집니다.
사람을 미치게 하는 요소, 원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소외감, 상실감, 폭력, 집착 등 이름을 어떻게 붙였던 이들이 만든 정신적 상처와 치유에 따른 보상 심리 등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상처를 인정하고 보상 심리를 긍정하는 과정에서 그 모든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인정하면서도 결론이 우스꽝스러운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이름 붙여진 게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네 명의 납치범과 납치된 스타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5명 모두에게 공감하는 게 정상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정상'이란 게 타인의 공감을 받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언뜻 재미있을 듯해 보기 시작한 공포영화, 그러나 10분도 못돼 꺼버리는 영화 같은 이야기는 아닐까 의심을 하면서 다 읽었습니다. ‘창작, 이야기 만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편하게 읽은 주제에 함부로 말을 한 듯하여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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