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문화재, 갖다 바친 문화재
우리나라의 골동품상이 언제 어떻게 발달했는지를 선생은 자세히 설명합니다. 전당포를 통하여 선대의 유품들을 보관했던 전당포에서 이자는커녕 물건을 도로 찾을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많아 찾아가지 않는 물건들 만을 모아 가게를 따로 차려 처분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사정을 말하면서 이것이 골동품상의 맨 처음이 됐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책을 찾아 읽으시면 좋을 것입니다. 제가 놀란 것은 우리 문화재가 강탈당하기도 했지만 선물이나 뇌물로 전달되었다는 선생의 설명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관리나 본토의 고관들에게 뇌물로 주어졌고,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무수히 전달되었고, 중간 상인을 거쳐 바로 일본인 손에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 유통 경로였다고 합니다. 일본이 패망하고 한국이 해방된 후에는 한국 골동품 시장의 주 고객은 값싸고 이색적인 외국 골동품을 기념품으로 간직하려는 미국인들이었다고 합니다.
선생은 “체험 학습은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다. 돈 앞에서는 민족적 양심이나 자존심 따위는 내버리는 것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방법이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골동품상이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문화재급 골동 서화를 팔아넘기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해외에서 떠도는 한국 문화재는, 한민족 전체가 이민족 지배를 받았던 역사적 사실뿐 아니라 그중 일부가 개인의 부귀 영달을 위해 민족적 양심과 자긍심을 팔아넘겼다는 사실까지 상기시키는 유물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이 때로는 아픕니다. 끝.
'매일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가 된다는 것(TO BE A MAN). 니콜 크라우스 소설. 민은영 옮김 1 (2) | 2023.10.20 |
---|---|
마음에 없는 소리. 김지연 소설. 문학동네 간행 (0) | 2023.10.17 |
내 안의 역사. 전우용 지음. 푸른역사 간행 4 (2) | 2023.10.13 |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송지현 소설. 문학동네 간행 (1) | 2023.10.09 |
사소한 추억의 힘. 탁현민 산문집. 메디치 간행 (1) | 2023.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