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12

무주이장 2023. 7. 16. 11:47

 

 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낱말 풀이

 

권위: 권위의 기반은 신뢰입니다. 신뢰 없이 드러내는 위세는 오만방자 이자 폭력일 뿐입니다.

 

청탁과 갑질: 부모가 군대 지휘관에게 부탁하는 말이 청탁이라는 주장과 부대장이 자식 맡긴 부모를 상대로 교육하는 것은 갑질이라는 주장 중 옳은 것은?

부대장: 잘 데리고 있다가 건강하게 돌려보내겠습니다.

부모: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두 번 더 말함.

부대장: 사병 부모가 다섯 번 이상 청탁했다. 사병 아버지와 할머니가 청탁하기에 40분간 그들을 교육했다.

 

민주노총의 모순:

타도하자는 구호가 지난 정권에서도 나왔고 이번 정권에서도 나온다. 이들이 구호를 외치며 싸우는 이유는 혁명의 구호인 ‘타도’다. 지난 정권을 타도하여 바꿨는데도 아직 타도하자가 구호라면 이들의 타도는 민주노총만을 기반으로 새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고 봐서 외치는 것일까? 지난 정권을 타도하는데 일조를 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주장이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들이 타도하고 새로 들어온 정권을 그들은 왜 반대할까? 그들의 모순은 자가당착이다. 조직을 무너뜨리는 건, 언제나 내부의 몰이성적 극단주의다. 모순을 극복하는 이성을 회복하길...

 

근대화:

1 설: 민주공화제를 선포함, 남녀 빈부 귀천의 일체 평등을 선언함, 생명형과 신체형, 공창제 폐지 천명(1919년 대한민국 임시헌장)

2 설: 천황은 신이다 섬기라, 민족 남녀 빈부에 따른 차별을 제도화, 재판 없는 학살 자행, 전쟁터에까지 공창을 설치해서 식민지 소녀들을 강제로 끌고 감(일본 군국주의)

 

기개와 지조형 인간과 토착왜구 의식

기개와 지조: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 기개,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지조입니다. 일본 군국주의자들은 한국인들의 기개와 지조가 아주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인 전부를 실리와 사익만을 추구하는 식민지 노예형 인간으로 바꾸려 들었습니다.

토착왜구: “온순하게 굽히고 실속을 차리자”(일본불매운동 반대자) “IAEA 보고서를 겸허히 수용하자”(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찬성하는 자의 주장) 식민지 노예의식의 산물인 주장을 지금도 버젓이, 당당히 말하는 자들은 식민지 노예의식에 젖어 사는 자들이며 뼛속까지 패배의식에 젖어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토착왜구라고 부릅니다.

일본이 도발했던 수출통제와 우리가 응전한 일본제품불매운동의 승패는, 이 땅에서 토착왜구 의식을 청산하여 ‘기개와 지조의 한국인’ 상을 다시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에 달려 있었듯이, 이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싸움의 승패는 오염수 방류를 막느냐, 못 막느냐에 달린 것이 아닌 것을 알겠습니다.

 

기념

일본은 우리의 스승입니다: 구매력 기준 한국의 1인당 GDP가 3.1 운동 100주년 즈음해서 일본을 추월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일본을 스승으로 숭배하는 인간이 많다고 합니다. 3.1절 일장기가 게양되기도 합니다.

더블린 스파이어 첨탑을 세웠습니다: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는 자기 나라 1인당 GDP가 영국을 추월한 1996년에 넬슨 기념비를 폭파하고 그 자리에 높이 120m에 달하는 첨탑을 세웠습니다. 아일랜드에도 영국을 스승으로 숭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요? 아일랜드를 모욕하는 욕이 될까 걱정입니다.

 

기득권: 잘못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게 진짜 ‘기득권’입니다.

기득권 네트워크: 한나라당과 족벌 언론, 사학재단, 대형교회들이 ‘사학법 개정’에 극구 반대한 세력입니다. 공수처를 반대했던 세력도 이들이랍니다.

기득권 세력이 세상을 길들이는 마법의 말: “가족들까지 고생시키면서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하느냐?” 기득권 체제를 개혁하는 건, 기득권 세력의 하수인 노릇하는 것보다 수십억 배 어렵습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