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스크 대응 방안의 원천적 한계와 원론적인 방향제시의 불가피성 1.
작가는 차이나 쇼크가 향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닥칠지 현재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는 만큼 내가 제시할 대응 방안에는 원천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결론이 다소 원론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설명한다. 서문에서의 당당함이 쪼그라든 듯하다. 그럼 읽을 것이 없는 것은 아닌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끝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작가의 변명으로 가득 찬 내용이 아니길 바랐다.
작가는 “내가 지금까지 주장한 차이나 쇼크의 정확한 정의에 대해 독자들이 ‘조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하면서 자기가 상술했던 모든 것이 차이나 쇼크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나는 여기서 그가 서문과 달리 비겁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필드’에서는 비겁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자기 말을 바꾸는 것이 자유로워야 행동이 가벼워진다.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지도 않던가. 내 생각은 묻어두고 그의 해법을 요약했다.
1.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던 좋은 시절은 갔다. 좋은 시절은 미국이 만들고 운영해 온 세계화 시스템에 통합되었기 때문이었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탈냉전 세계화가 끝나고 신냉전이 확실히 도래했기 때문이다. 평화체제의 시대가 완전히 지나갔다는 인식을 사회적으로 확산해야 한다. 왜???
2. 신냉전은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미국 및 유럽 동맹과의 충돌로, 동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미국 및 아시아 동맹국들 간의 충돌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점점 미중 양쪽에서 선택의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신냉전은 한국에 많은 시련과 도전을 안겨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익숙한 시대가 지나갔으며, 훨씬 더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회적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 왜???
3. 한국은 일단 사회 전체가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 방향에 대한 국민적 합의에 이르면, 굉장히 기민하고 슬기롭게 위기에 대처해 왔다. 그러려면???
4. 국제적 이슈에 대한 국내 여론의 관심 제고를 위한, 한국 미디어들의 국제 뉴스에 대한 보도 강화가 필요하다. 한국의 국력과 위상은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존재감과 영향력을 얻었다. 세상도 변했고 한국도 변했지만, 한국 내부의 관성적인 인식이 변화하는 일은 더디다. 국제 뉴스가 한국 사회 내에서 중대한 관심의 대상이자 여론의 초점이 되고, 국제사회 속에서 우리가 맡을 역할에 대한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오가게 될 때, 비로소 한국사회가 거대하게 성장한 국력과 향상된 지위에 걸맞은 자기 인식을 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제는 세계사에 영향력이 있다는 말이 되겠다. 기분 좋다.
5. 이러한 자국에 대한 ‘객관적 자기 인식’이 바로 차이나 쇼크를 대비하기 위해 작가가 세 번째로 제안하는 내용이다. 내가 4번에서 “정말???”이라고 묻기를 예상한 듯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받은 치욕적 경험은 집단적 트라우마와 함께 한국인들의 역사의식과 세계관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라고 하면서 “이러한 과소평가된 자기 인식은 주변 강대국들의 엄포와 보복 협박에 대처하는 대응력을 약화시킨다”라고 충고한다. (그러면 신냉전체제에 대한 대응을 이런 자세로 하면 안 될까???) 나의 질문을 작가는 피하면서 다음 대응책을 제시한다.
6. 중국에 대한 경제적 산업적 의존도의 점진적 축소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한 신남방정책이 좋은 방법이었다. 그것은 경제와 산업 측면에서의 리스크 분산과 회피전략이었다. 윤석열 정권 초기 나토에 가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중국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내수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은 중국 말고 유럽 시장으로 가자는 전략이겠구먼. (그런데 유럽 시장으로 가기 위한 전략은 잘 안 보이는데 혹시 아는 것이 없는지???)
7.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중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 지배를 빼고 한국의 안보를 제대로 논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럼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고 반도체 산업 육성을 방해하는 것에 동조하는 것이 좋겠는데 그럼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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