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왕 전도자께서 하는 말입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오언절구의 한 구 같은 시적 표현입니다. “虛 虛 虛 虛 虛”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空 空 空 空 空”으로 허공에다 써야 할까 가진 한자어가 몇 자 없는 저는 난감합니다. 운율은 우리말로 된 것이 훨씬 좋습니다.
전도자는 무언가 성취하고 남기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향해 인생사가 다 헛되다고 선언한 것이지 모든 노력과 수고가 무가치하다는 비관을 말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연기처럼 금세 사라지는 인간 존재에 대한 묵상이자 예상과 통제를 비껴가는 인생에 대한 정직한 시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해가 될 듯합니다만 그렇다고 분명히 잡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매일 성경의 설명을 계속 봅니다. 역사와 자연만 관찰하면 거기서 발견하는 것은 허무함뿐입니다. 인간의 욕망을 다 채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해 아래 삶에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갈망하지만 ‘새것이라 할 것’은 애초에 없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아니라 ‘해 위의 영원한 것’입니다. 죽음의 한계 아래 사는 이에게 없는 그 ‘새것’이 죽음 너머의 삶을 사는 이에게 있습니다. 새것을 가질 때가 아니라 새것이 될 때(고후 5:17), 진정한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유한한 수명을 가진 존재이기에 무한한 것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내가 살기 전에 있던 것들을 새것이라며 탐하는 것도 그것이 새것이 아닌 기존의 헌것이니 헌 것을 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 앞에 없던 것을 어떻게 탐하겠습니까. 나의 뇌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갈망하겠습니까. 당초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지요. 그래서 대안으로 자신이 새것이 되라고 합니다. 유한한 생명이 끝나서 가는 곳에서 해 위의 영원한 것이 되라고 합니다. 새것을 가지려고 아등바등 대지 말고 새것이 되라고 합니다. 그럼 헌것을 갈망하면 만족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설명을 다 들었음에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지혜의 부족이 이토록 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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