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은 말한다. 로버트R. 프로세로
과도기 꼴을 둘러싼 논쟁과 검찰정상화법 논쟁의 과학적 고찰^^ 1.
과도기 꼴이란 진화과정에서 과도기에 해당하는 꼴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원숭이에서 인간이 진화를 하였다면 꼬리 달린 인간의 화석이 일종의 과도기 꼴인데 이런 화석이 없으니 진화론은 엉터리다는 논리를 폅니다. 저도 이런 주장을 창조과학자라고 자칭하는 분이 주장하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어떤 목사님이 창조과학이론을 듣고는 도전을 받았다는 표현을 하시던데 이게 무슨 뜻인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다윈은 1859년에 화석 기록은 자연선택이 느리고 꾸준하게 작용함을 입증해주는 “무한히 많은 과도 단계의 고리들”을 내놓아야 마땅하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친구이자 지지자였던 헨리 헉슬리는 다윈의 책을 평하면서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나투라 논 파키트 살툼(자연은 도약을 하지 않는다)을 불필요하게 너무 무조건 수용하는 곤경을 스스로 떠안으셨습니다.” 헉슬리가 생각하기에 점진주의는 진화 이론에 필수적인 부분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진화생물학에서 또 다른 발전이 있었습니다. 곧 현대적인 종분화 이론이 개발된 것입니다. 특히 조류학자이면서 진화생물학자였던 에른스트 마이어(1942)는 뉴기니에서 새들을 연구하다가, 대부분의 종은 서로 지리적으로 겹치지 않는 범위에 분포하며, 대개 섬마다 고유한 종이 거주하고 있음을 발견했고, 이로부터 마이어는 이소성 종분화 모형을 제안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소성 종분화 모형을 화석 기록에 적용하면, 주류 개체군에서 나온 화석들에서 종분화를 보게 되리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대신 주변부에 고립된 작은 개체군들에서 종분화가 일어나야겠지만, 개체 수가 적기 때문에 화석이 될 기회도 적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생물학자들에게는 이런 점이 생물학자들에게만큼 놀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고생물학자들이 화석 기록에서 다윈주의에 따른 점진적 진화를 찾으려고 한 세기 동안이나 노력했지만, 생물층서학이 크게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화석 종들이 정체 상태를 이어가다가 새 종이 돌연히 출현하는 경향이었습니다. 만일 모든 게 점진적으로 진화했다면, 점진적으로 골을 바꿔 나가는 한 계통을 어떻게 타당성 있는 종의 마디들로 쪼개야 할지 큰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널리 정체상태가 보인다는 사실은 진화생물학자들에게 진화의 증거가 없다는 당혹스러움을 안겨주는 대신, 현생 종들을 실험하거나 관찰해서는 아직까지 설명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설명이 필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됩니다.
창조론자들은 종과 종 사이의 과도 단계 꼴들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하면서 진화론을 부정합니다. 그러나 종보다 큰 분류군들 사이에서는 과도기 화석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조새에게는 현생 조류와 중생대 공룡 사이의 과도기적 특징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조새가 조류의 직계 조상은 아닐지라도, 방계 조상임은 확실합니다. 창조론자들이 진화론자들더러 한번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10점 만점’의 과도기 꼴, 이를테면 어류와 양서류 사이의 정확히 한가운데에 있는 꼴인 듯 보입니다. 창조연구재단은 그런 ‘어서류’는 지금까지 화석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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