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기, 일상의 성화, 데이비드 폴리슨 지음, 김태형 옮김, 토기장이 출판
다락방 모임을 하면서 공복감이라고 할까, 갈증이라고 불려도 좋을 감정이 생기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다락방 교재의 첫 쪽을 보면 다락방 모임 시간은 성경을 공부하는 시간이 아니라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신학적 이론을 공부하는 시간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럼 어떤 시간일까요? 동역자들이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묵상이 우리들의 현실 생활에서 어떤 의미이며 우리는 어떻게 행동을 할까를 의논하고 각자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아닐까 저는 생각했습니다. 성경과 신학 이론을 얘기하는 것은 지식을 겨루는 모임, 논쟁을 하는 모임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또한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성숙하지 못한 성경에 대한 지식으로 논쟁을 한다는 것은 지루하기만 하고 마음의 상처를 줄 수도 있겠지요. 그에 비교해 자기가 처한 현실의 조건에서 어떻게 믿음으로 살아내고 있는가를 고백하는 것이 훨씬 다른 동역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의 우주라고 하지요. 각각의 우주는 수많은 별들로 이루어져 흥망성쇠의 역사가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성의 세계이다 보니, 묵상이 다종 다양할 것인데, 다락방 모임 시간은 풍성한 이야기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인 데이비드 폴리슨은 “구체적인 우리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혼자 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이야기로부터 배워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성화가 모든 곳에서 적용되는 몇 개, 성경의 진리에 따라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체적 인간 세상사에서 하나님이 다양하게 적용하시는 은혜에 따라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성화는 신학이론의 추상성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실제적 개인적 문제이고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문제라는 주장을 합니다. 그의 주장을 옮깁니다.
“사역은 모든 진리를 다 쏟아 낼 때가 아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진리를 소개해 줄 때 활력을 띤다.(중략) 특정 사람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특정 진리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중략) 왜냐하면 사람은 인생의 시기에 따라 다른 고난을 경험하기 마련이고, 그때마다 다른 종류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때 마음에 와닿았던 말씀이라 해도 상황과 형편과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반복된다면 이내 익숙해지고 큰 의미 없이 느껴지게 된다”
그렇다고 성경의 진리나 신학이론을 폄훼하는 것은 아닙니다. ‘칭의 교리를 기억하는 것은 성화에 중요하다’고 설명하기도 하니까요.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성화의 과정을 설명하는 절대적인 하나의 요인이나 진리는 존재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함께 협력하여 작용하면서 점진적 과정을 거친다는 것입니다. 성화 과정에 협력하는 여러 가지 요인은 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락방 모임을 저는 가능한 한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주님의 말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왜 믿으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우리 집사님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기 위해서 그렇습니다. 단순히 성경말씀을 읽고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묵상하고, 피상적인 한 주 동안의 일상을 듣는 것으로 시간이 흐를 때마다 저는 배가 고프고, 목마름이 생깁니다.
“동창들이 모임을 가진 것이 50년이 넘었는데 어느 날 문득 우리들이 모두 자기 할 말만 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의견이 다르면 날 선 공격을 하더라. 그래서 우리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로 상대방의 말을 듣자는 말을 했습니다. 모두가 공감을 했습니다. 우리는 익숙한 채 몰랐던 것입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을요.”
집사님의 말씀에 저는 4명뿐인 동창회에서 말없이 나간 한 명의 동창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로 인하여 상처 입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제 경우를 고백하였고, 집사님은 저를 위해 중보기도를 통하여 나를 위로하셨습니다. 모임을 나간 동창에게 제 잘못을 고칠 기회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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