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간행 5

화성 연대기. 레이 브레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현대문학 간행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에서도 샌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지구살이를 하던 사람들이 화성살이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말을 하려고 속담을 가져왔습니다. 지구살이에서는 힘이 있으면 달려들어서 뺏는 짓이 미덕입니다. 제국주의 역사는 폭력과 약탈이 일상이었습니다. 네덜란드가 해상권을 장악하더니 스페인으로 영국으로 패권이 넘어갔고 결국에는 미국의 패권이 지구살이를 좌지우지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명실상부했던 식민지들이 독립을 하면서 식민지가 사라진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패권국에 꼼짝하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독립국의 왜소함이 도드라지는 오늘입니다.   화성인들은 처음 방문한 지구인들을 반기지 않았습니다. 탐험을 목적으로 온 지구인들의 다음 행보는 집단 이주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

매일 에세이 2025.03.24

므레모사. 김초엽 소설. 현대문학 간행

“시간이 흐르면 어떤 죽음은 투어의 대상이 된다. 여행자는 자유롭게 넘나드는 존재이면서 침범하고 훼손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쓰며 그 사실을 생각했다.” (작가의 말 201쪽)  재난이 덮친 므레모사를 찾는 사람들은 그곳에 자진하여 귀환한 자들을 궁금해합니다. 재난현장을 도망치기에도 바쁠 텐데 오히려 스스로 귀환을 한다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음모가 있지 않을까 의심도 합니다. 의심하는 자는 존재할 수 없는 곳이 므레모사입니다. 단내가 풍기는 도시, 암시가 냄새처럼 퍼진 도시, 그곳은 귀환자들과 방문자들이 공생하는 공간입니다. 의심하는 자는 살해되고, 의심하는 자는 추방되는 도시입니다. 암시에 걸려 바늘에 꿰어 사는 사람들은 전혀 고통을 모르고 탈출에 동의하지 않습니..

매일 에세이 2024.11.26

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간행

조인이 뭔지 책을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새라는 뜻의 '조'와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새처럼 나는 사람을 만드는 계획이 조인계획입니다. 사람이 새처럼 나는 스포츠는 윙슈트도 있고, 패러글라이딩도 있고, 트램펄린, 패러모터도 있네요. 겨울 스포츠로 스키점프도 새처럼 나는 스포츠입니다. 조인계획은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입니다. 범인은 책의 3분의 1쯤에서 벌써 드러납니다. 그가 왜 범행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후 이야기는 준비가 되었습니다. 일본 스키점프계의 유망주 니레이 아키라가 호텔 마루야마 라일락 식당에서 조제된 비타민을 먹고 미야노모리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연습 도중 착지에 실패하여 상처를 입습니다. 이 현장을 니레이의 여자 친구인 스기에 유코가 목격을 하고 신고를 하지만 니레이는 사망하고 맙..

매일 에세이 2024.02.25

내가 되는 꿈. 최진영 장편소설. 현대문학 간행 1

“네가 되었으면 해” 주말 아침 아내가 먼저 주방으로 나갔습니다. 일요일 간혹 같이 아침을 먹을 때면 제가 아침을 준비합니다. 포장된 사골 한 봉지를 냄비에 붓고 그만큼 물을 더합니다. 따로 멸치 다시물을 낼 필요가 없어 편합니다. 사골만으로 떡국을 끓이면 사골 국물이 너무 진해서 다음에 또 먹고 싶은 생각은 줄어들지만 물을 타면 언제든지 다시 먹을 자신이 생깁니다. 떡국의 맛국물로서 파는 사골은 그럴듯합니다. 물이 끓는 것을 보고는 물에 잠깐 담가 둔 떡을 넣는데, 아내가 둘째 아이와 한 시간 넘게 새벽에 통화를 하였다고 전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아이를 키우는 것은 엄마의 몫이라고 분업을 선언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아이가 자라는데 큰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꾸준히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하는 일로 한정..

매일 에세이 2024.01.21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이소호 시집. 현대문학 간행

시사in 817호에서 시인을 소개하는 기사를 봤다. 누군가가 겪었을 폭력을 솔직하게 시로써 표현하려고 했다는 시인의 말에 책을 검색했고 시집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를 건졌다. 경진이라는 이름이 등단에 걸림돌 같아서 개명을 했단다. 1988년생인데 개명으로 장애를 제거한다고? 젊은이가 등단을 원했던 이유가 느껴졌다. 발언권을 가지려고? 각설하고… 시집을 여니 새로운 미술관(NEW MUSEUM)이라며 New Art와 New Idea를 위해 1977년 개관했다며 자신의 시를 미술관에 전시한 작품으로 소개를 한다. 시를 읽으러 왔더니 그림을 보라고 안내를 한다. 표 끊고 들어왔으니 다시 나갈 이유가 없다. 이 미술관은 ‘동시대 작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며 인종, 성별, 계급 또는 종교나 믿음에 상관없이 차이..

매일 에세이 2023.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