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간행

무주이장 2024. 2. 25. 17:42

 조인이 뭔지 책을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새라는 뜻의 '조'와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새처럼 나는 사람을 만드는 계획이 조인계획입니다. 사람이 새처럼 나는 스포츠는 윙슈트도 있고, 패러글라이딩도 있고, 트램펄린, 패러모터도 있네요. 겨울 스포츠로 스키점프도 새처럼 나는 스포츠입니다. 조인계획은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입니다.

 

 범인은 책의 3분의 1쯤에서 벌써 드러납니다. 그가 왜 범행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후 이야기는 준비가 되었습니다. 일본 스키점프계의 유망주 니레이 아키라가 호텔 마루야마 라일락 식당에서 조제된 비타민을 먹고 미야노모리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연습 도중 착지에 실패하여 상처를 입습니다. 이 현장을 니레이의 여자 친구인 스기에 유코가 목격을 하고 신고를 하지만 니레이는 사망하고 맙니다. 니레이의 사인은 추락사가 아니라 독극물에 의한 사망으로 밝혀집니다. 작가는 우리를 처음부터 이런 사실에 시선을 고정시키려고 합니다.

 

 범인을 알려주는 신고가 경찰서에 접수되었고 신고자는 니레이의 코치인 미네기시 사다오가 살인범이라고 알려줍니다. 니시경찰서 형사과 수사 1계 사쿠마 고이치와 홋카이도 도경본부 수사 1과 스카와 도시히코는 신고사실에 주목하고 범행에 사용한 독극물의 입수경위를 밝혀내고 미네기시를 체포하지만 그가 진술을 거부하여 범행동기를 밝혀내지 못한 채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니레이의 뛰어난 실력을 배우기 위한 계획이 닛세이 자동차 점프스키 감독 스기에 다이스케에 의해 진행되면서 그의 아들 스기에 쇼의 실력이 급속히 향상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만든 계획이 아마도 이 소설의 제목인 ‘조인계획’일 것입니다. 스기에 쇼의 점프를 분석하면서 미네기시는 니레이가 이들을 돕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니레이에 대한 배신감에 독극물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먹이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그리고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듭니다.

 

 일본 스키점프 팀의 선수들은 모두가 경쟁자로서 우승을 하기를 바랍니다. 시합을 앞두고 모인 숙소인 마루야마 호텔은 스키점프 선수단의 라이벌의식이 일상적으로 팽배한 곳입니다. 이들 모두 범행 후 밝혀진 니레이가 일상적으로 복용한 캡슐형 비타민제가 독극물 캡슐로 바뀐 사실을 확인한 수사팀에 의해 조사를 받습니다. 독극물을 바꾼 자가 범인인데 언제 어떻게 바꾸었는지 확정을 하지 못했기에 진술을 연이어 확인하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약이 바뀐 시간과 독극물의 약효가 발생하는 시간, 니레이가 사망한 시간이 개략적으로 확정됩니다.

 

 과연 니레이는 미네기시의 어떤 동기에 의해 살해당했으며 어떤 방법으로 독극물이 바뀌어 복용 후 사망하였는지 수사팀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야기는 조인계획의 실체를 알려줍니다. 니레이가 제공한 데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인계획에서 스기오 쇼는 어떻게 훈련을 받았는지 밝혀지면서 그의 고통을 알게 됩니다. 그의 상처 난 마음은 누가 걱정하고 위로했는지 조인계획의 비인간적인 훈련과정이 누구에게 부담이 되었는지 우리가 관심을 갖기도 전에 범인의 동기가 확정된 듯하면서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치닫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이야기가 끝난다면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 아니라 스포츠 선수와 감독 코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간심리소설이 되었을 것입니다. 조인계획이 제목이니 조인계획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읽고 난 후 제가 못 느낀 뿌듯함을 느끼실 수도 있을 듯합니다.

 

 작가의 소설은 두 번째이지만 역시 처음부터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결되는 과정까지 서두르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솜씨가 뛰어납니다.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먼저이고 범행과 범인은 나중으로 돌리는 여유가 있는 추리소설, 작가의 빼어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