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우리가 우주에 가야 하는 이유. 폴윤(윤명현) 지음. EBS BOOKS 간행

무주이장 2025. 3. 11. 16:56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상식이 조금은 필요합니다. 빅뱅과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가시광선 망원경 허벌과 적외선 망원경 제임스 웹의 차이, 별의 생성과 소멸 과정 등등, 우주 현상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상식의 습득 과정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어린아이들이 공룡의 이름을 줄줄이 외우는 모습을 본 저로서는 공룡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는 쉬운 듯합니다. 우주에 대한 기본적 개념의 이해만 있으면 논리적인 설명들을 이해하는 데 암기가 많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상식과 흥미를 유발할 정도의 지식으로 만족할 수 있습니다. 많이 알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주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으로 지식과 상식의 차원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우리가 우주에 가야 하는 이유는 지식과 상식을 채우는 과학적 상식을 넘어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이유를 설명합니다. 로켓이 발사된 후 다시 지상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전하는 소식을 접하면서 왜 그 기술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얼마나 발사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인지 큰 호기심이 없었습니다. 몇 개 안 될 위성을 발사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위탁발사를 하는 입장이라면 비용 절감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우주를 연구하고 로켓을 발사하는 일이 일회성 사업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우주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넘어 경제적 이유와 생존에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게 설명한 책입니다. 조금만 소개합니다.

 

 NASA는 과학 탐사에 있어서 전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몇 명의 연구진이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과학자들에게 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오픈 소스이고 오픈 플랫폼입니다. (56)   NASA는 수많은 과학적 문제를 검증하는 일도 합니다. 허블이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과 별들의 탄생지를 찾았고, 제임스 웹은 그 구체적인 내부를 보여 줬습니다. NASA는 이러한 탐색 결과를 바탕으로 빅뱅의 시작, 초기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발 더 나아가 우주 팽창을 가속화하는 힘인 암흑에너지(Dark energy)와 우주 물질 약 25퍼센트를 구성하고 있음에도 거의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dark matter) 조사를 목표로 하는 로먼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59)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1998년 우주정거장 건설이 시작된 이래 20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인류는 우주 공간에 계속 존재했다고 합니다. (114) (처음 알았습니다)   2017년 미국은 새로운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미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우주정책 명령 제1호에 서명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트럼프가 이런 일도 했군요) 아르테미스 미션이 구상하는 것은 달에 연구기지를 짓고 그곳에서 장기 거주하면서 자원 탐사도 하고 우주 환경을 연구하면서, 2030년대에는 인간의 화성 탐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108~114)

 

 우주 경제 시대는 이미 개막되었다고 합니다. 우주 관광사업을 시작한 기업들을 책은 소개합니다. 위성 통신망 구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공위성을 띄우는 기업들도 소개합니다. 우크라이나가 빌려 쓴다는 초연결 통신 프로젝트인 스타링크가 어떤 사업인지 이 책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42,000여 기의 위성을 근지구상에 배치해 군집 운영하면서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그 정보로 서비스를 제공할 구상이라고 합니다. 위성을 발사할 발사체 스타트업이 우리나라에도 있는 모양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노스페이스와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 중이라면서 우리나라의 보령제약도 액시엄 스페이스에 127억여 원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우주 개발을 위한 부품들을 우주에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서 제작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우주 중공업시대가 바야흐로 오고 있는 중이랍니다. 달에서의 자원 채굴을 위한 로봇 기술의 활용 설명은 그동안의 로봇 기술 개발 소식과 중복되어 현실감이 확 다가왔습니다.

 

 인간이 우주로 가게 되면 인간의 무대가 넓어지면서 문학과 예술도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책 한 권 읽고 나니 세상이 달라져 보입니다. 부스럼을 끼고 살던 우리들 아버지 세대와 부스럼에서 해방된 우리 아이들의 세상은 고작 두 세대 60년 남짓의 세월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편지로 연락하고 데이터 약속을 집 전화로 한 뒤 약속 장소에서 서로를 못 찾아 헤매던 추억도 사라진 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습니다. 삐삐에 이어 휴대전화가 개발된 것이 우리 세대의 경험입니다. 그래서 작가가 책에서 설명하는 일들이 먼 미래의 일로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책 한 권으로 미래를 다녀왔습니다. 좋았습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