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이라면 어떤 세대를 가리키는 말일까요? 이 책에서는 밀레니얼을 가리킵니다. 옥스퍼드 사전에서 밀레니얼은 1980년대 초반과 1990년대 후반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기회를 상실한 세대로 설명되기도 하고, 현대 미국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로 살 것이 거의 확실 시 되는 불행한 세대라고도 합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망가진 체제를 확인하였고, 일자리가 혹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회사가 오래갈 것이라 기대하지도 않으며, 많은 사람이 언제든 빚더미의 폭풍에 집어삼켜질 거란 두려움 속에 사는 세대라고 합니다. 광범위한 불안정에 길들여진 세대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생각을 애초부터 했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능력주의와 예외주의를 믿었던 세대였고 열심히 노력하면, 현재 인생에서 어떤 지위에 있든, 결국엔 안정성을 쟁취할 것이라고 믿었고 교육받았던 세대였습니다.
2024년을 살아가는 모든 세대들은 부모든, 자식을 기르든 이 책에서 설명하고 주장하는 논지를 따라가면서 많은 공감을 할 것입니다. 우리 자식들이 처한 현실과 우리가 주역이 되어 살았던 과거를 비교하면서 번아웃의 경험을 목격하고 반추하게 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우리는 성장과 진보가 이미 속도를 늦춘 시대를 살았습니다. 국가나 기업의 보호가 점차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사회복지를 강화해 가던 시대에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주장하며 사회복지를 줄여가는 신자본주의 체제를 목도했습니다. 인구의 고작 20%에 불과한 전문직 중산층 베이비붐 세대는 엘리트라고 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자식 세대들은 어떨까요? 경쟁의 심화, 경제적 불안, 지속적인 우울의 상태가 지속되면서 밀레니얼들의 번아웃은 삶의 밑바탕을 이루었습니다. 그들은 부모들에게 “당신들은 행복했잖아” 원망의 말을 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생각을 시작하면 우리 모두는 몸과 마음을 갈아서 살아온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부모보다는 자식들이 더 심하다는 생각은 밀레니얼들이 현재를 사는 고통 속에서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현상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베이비부머도 번아웃에 시달린다는 말로 시작하면서 밀레니얼들은 가난부터 배우고, 대학에 목을 매고, 좋아하는 모든 게 일이 되는 기적을 겪는다면서도 좋아할 수 있는 일에서는 배척당하는 현실을 설명하고, 어쩌다 일터가 시궁창이 되었고, 일터가 아직도 왜 시궁창인가 질문을 합니다. 하루라도 빠져나올 수 없는 온라인은 전시의 장이면서도 감시의 망대가 되었고 쉬면 죄스럽고 일하면 비참하게 만드는 체제를 설명합니다. 엄마처럼 살기 싫은 엄마들을 이야기하며 남성에 비해 더욱 열악한 밀레니얼 여성들을 조명합니다.
지금도 방송에서 유행하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에서 전문가는 모든 것이 개인의 잘못이라며 마음을 고쳐먹고 자신을 건강하게 지키랍니다. 무너진 사회 체제는 보지 않으면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합니다. 저자는 밀레니얼이나 베이비부머나 벌써부터 깨어진 사회 시스템 속에서 번아웃된다는 주장을 합니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발버둥 쳐도 번아웃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밀레니얼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은 주어진 사회적 환경과 상황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아이들 자체는 사회적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들은 훌륭합니다. 부모가 번아웃을 견디는 큰 동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지 현재 우리 사회의 구조로 인해 아이들은 소형 폭탄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 자체보다는 아이들에게 수반되는 기대와 재정적 현실, 노동의 현주소가 폭탄이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나머지 부분을 파괴할 가치가 있다고 결정합니다. ‘나는 특별해, 내가 더 열심히 하기만 하면 내겐 상황이 다르게 풀릴 거야’ 결심하고 기대하면서 인생을 브렌더에 넣어 갈아댑니다.
저자는 “이렇게 살 필요가 없다”라고 주장합니다. 이젠 쉬어야 한다고 권합니다. 우리는 힘을 합하여 지금 이 상태에 저항할 수 있다고 외칩니다. 우리는 모두를 위해 상황을 개선시켜야 하며 지치지 않아야 한다고 설득합니다. 과거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준 것은 국가였으며 변화를 주장한 정치인들이었다면서 새로운 변화를 사람 중심으로 바꿀 정치인을 발굴하고 지지해야 하며 이는 집단으로 투표하면 가능하다고 전망합니다.
저자는 해낼 수 있는 일의 양을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을 필요 없고, 밀레니얼의 부모나 조부모가 그들보다 쉽게 많을 걸 얻었다고 분노할 필요 없으며,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이 영원히 건재할 거라는 생각에 굴복할 필요 없다며 단순히 존재만으로 가치 있다는 근사하고 급진적인 이해에 도달할 수 있고, 그리하여 훨씬 덜 외롭고, 덜 피로하고, 훨씬 더 생생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이 더 많이 일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맺습니다. 자신을 혹사시킬 인내심과 적성의 자원이 있다면, 분명 싸울 힘도 있을 것이라고 격려합니다. 그러면서 밀레니얼들을 과소평가하고자 한다면, 마음 단단히 먹고 덤비라고 고함칩니다. “우린 잃을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이다”.
수신 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계급이 정해진 사회에서는 통하는 말이 아닙니다. 사회의 개조 없는 개인의 노력은 번아웃의 땔감일 뿐이라는 생각에 깜짝 놀라면서 밀레니얼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그려봅니다. 이런 세상을 만든 베이비부머의 책임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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