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라는 질병의 일반적인 사항을 알려주고 간병인이 치매 환자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여 적절한 대화 기술을 익힘으로써 치매 진행을 늦추는 방법을 알려 주는 실용서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치매라고 통칭을 하지만 알츠하이머형 치매, 루이소체형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로 분류하고 각기 환자의 특징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가성 치매라고 불리는 것으로 노인 우울증과는 구별이 됩니다. 간병인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치매를 앓는 환자인지 의사의 진단을 확인한 후 대처하여야 할 듯합니다. 각각의 치매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한 약물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책에서는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간병인이 치매 환자를 대하는 기본적인 원칙은 환자의 기억력은 손상을 입었어도 환자의 감정은 병이 들기 전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을 알고 환자에게 상처를 주거나 불안을 조성하거나 화를 내는 등의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간병을 하면서 간병인이 지칠 경우, 잠깐 짬을 내어 환자와 거리를 두고 본인을 추스르는 것이 낫다는 설명을 들으면서는 지나친 의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잘못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간병인이 심리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치매 환자를 대하는 행동이나 말투가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간병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는 조언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다시 기억합니다.
‘이제 대화 시도에 난처해하지 않고, 대응에 고민하지 않는다’는 부제를 달고 책의 3장에서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대화 방식’ 50가지 힌트’라는 제목으로 간병인이 직면하는 상황에 맞는 실용적인 실천 언어를 소개합니다. 굳이 이 글에서 소개를 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저자의 설명은 친절하기도 하지만 쉽게 이해되고 그래서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를 곁에서 지켜보신 적이 있거나 간병을 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공감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 있는 치매에 관한 책은 모두 관심도서로 지정을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읽는 중입니다. 그중 이 책이 매우 유익했고 재미있었습니다.
100세 인생을 예언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치매에 빠지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통계를 접하면 두려워집니다. 자식들에게 원하지 않는 간병 부담을 지우는 불행이 제게는 없다는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치매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쓰는 일을 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병이라는 게 어쩌면 가족력의 굴레로 운명처럼 다가오는 불가항력의 사고라고 생각한다면, 미리 치매를 알아보는 것도 치매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억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강연에서 ‘치매는 신이 내려주신 선물’이라고 말하고는 한답니다. 치매로 인한 기억 장애로 ‘죽음이나 질병에 대한 공포’나 ‘지금의 괴로운 일’조차 잊게 되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사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합니다. 그가 간병인을 위로하며 하는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간병인은 치매 환자의 거울입니다. 당신이 웃지 못하면 치매 환자도 웃을 수 없어요. 기분전환을 잘해봅시다” 치매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병이라는 기존의 생각을 조금은 지운 듯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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