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국제적 차원
저자는 국제무역에 관한 이론을 설명합니다. 무역 자유화를 주장하는 경제 이론이 어떤 가정을 전제한 것인지 설명하고 이 가정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합니다. 모든 나라가 동등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가정함으로써, 유익한 보호주의의 가장 중요한 형태를 구조적으로 배제하고, 자본과 노동이 아무런 추가 비용 없이 어느 부문에든 맞게 변형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주장한 무역 자유화에 과도하게 긍정적이란 비판입니다. 무역 자유화에 따른 피해자가 생긴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조차 자유 무역 경제학자들은 ‘보상 원칙’을 들어가며 무역 자유화를 옹호합니다. 쌀 농가의 피해를 자동차 회사의 수입에서 보상을 하겠다는 설명이 기억납니다.
국제 무역에서도 자본의 유입이나 유출이 급격히 늘어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여 당해 나라는 금융 위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산 버블이 꺼지면서 부채가 자산 가격을 초과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익히 경험했던 일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설명하는 외국인 직접 투자와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설명은 더욱 현실적입니다.
국제 수지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는 지난 30년 동안 가장 역동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외국인 직접 투자는 투자 대상국의 생산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긍정적 효과의 증거가 그다지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엔클레이브 식(자국 영토 안에 있는 외국 영토)으로 존재하는 기업은 투입물을 외국에서 수입해 와 공급선을 통해 퍼지는 혜택은 거의 없습니다. 외국인 기업에서 배운 선진 기술과 지식을 자국 경제에 전수하는 것도 자국 내에 경쟁하는 기업이거나 납품업체가 존재하고 있을 때나 가능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부정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인데 일부 대기업들은 이윤을 전혀 내지 않아 투자국 내에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거나 매우 적게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인 직접 투자 회사의 본국 내 자회사의 비용을 부풀리거나 이전 가격 조정이라는 속임수를 씁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부정적 영향은 투자 대상국이 생산 능력을 향상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경제 발전은 생산 능력이 커지는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인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다국적 기업들이 투자 대상국 안에 자리를 잡은 후에는 자국 기업들이 생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현재의 부자 나라 중 많은 나라(특히 일본, 한국, 대만, 핀란드)가 자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능력을 갖출 때까지 외국인 직접 투자를 엄격하게 제한했던 것입니다. 자국 기업들을 투자 파트너로 요구하는 조인트 벤처 요건, 기술 이전 요건, 국산 부품 사용 요건 등의 제한이 있습니다.
12. 이민과 노동자 송금
저자는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열린 국경의 혜택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도 노동력의 국제적 이동인 이민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실현 불가능하고, 정치적으로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피한다고 주장합니다. 일관성을 잃었다고 저자는 비판합니다. 노동력을 수입하려고 할 때 이민자들에게 어떤 권리를 주어야 할까? 이런 질문의 답은 정치적, 윤리적 판단을 요구하고, 따라서 경제학이 ‘가치 판단을 배제한 과학’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는 설명에 설득력은 배가됩니다.
노동력의 국제적 거래에서 이득은 어느 쪽이 더 많을까요? 여기에도 정치가 작용합니다. 노동력을 수용한 나라들은 ‘복지 관광’을 염려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 근로자가 건강보험 재정수지를 악화시킨다고 신문지가 떠든 경우가 있었습니다. 신문지는 그들이 내는 세금을 의도적으로 무시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젊은 외국인 근로자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그들이 낸 건강보험료가 의료보험공단이 지급한 보험금보다 많다는 것은 통계가 확인해 주었습니다. 또한 이민노동자를 고용한 결과 자국 근로자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흔하게 듣습니다만 오르지 않는 임금과 악화되는 노동 환경은 기업 전략과 정부 경제 정책의 영역에서 더 큰 원인이 있는 사안(주주 이익 극대화 전략으로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거시 경제 정책의 실패로 과다한 실업 발생, 숙련 노동자 양성을 기피하여 자국 노동자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으로 자국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직종에 주로 배치되는 사실을 왜곡합니다. 오히려 자국 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어 폐업을 해야 하는 직종이 살아남아 관리직 등 자국 근로자의 일자리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을 수 있습니다.
유입된 이민자들이 받는 임금이 자국에서 버는 것보다 몇 배나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혜택을 베푸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도 그들이 가족들과 헤어져 지내는 인간적 비용을 계상하지 않은 점, 그들이 생활하기 위해 지출하는 생활비는 일터의 물가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허리를 졸라매고 생활하는 최저 생활입니다.
저자는 세계화가 기술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나타난 세계화 현상은 부자 나라의 강력한 정부들과 주요 기업들이 그렇게 되기를 원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일 뿐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점점 더 저의 경험과 가치관과 맞아져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저는 동의합니다. 문제는 힘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입니다. 이제 책은 에필로그에 이르렀습니다.
'매일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처. 서맨사 다우닝 장편소설. 신선해 옮김. 황금시간 간행 (0) | 2024.08.13 |
---|---|
Economics.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간행 8 (0) | 2024.08.12 |
Economics.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간행 6 (0) | 2024.08.12 |
Economics.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간행 5 (0) | 2024.08.12 |
Economics.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간행 4 (0) | 2024.08.12 |